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4)

반가사유상, 경천사 십층석탑, '스투파의 숲' 관람

돌샘 2024. 1. 13. 10:46

반가사유상, 경천사 십층석탑, ‘스투파의 숲관람

(2024.1.7.)

새해 첫 일요일에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관람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사유의 방이 별도로 마련돼 있고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 두 점만 어둠속에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오른발을 왼쪽 무릎에 얹고 오른손을 살짝 뺨에 댄 채, 싶은 생각에 잠겨 있는 반가사유상. 입가에 잔잔히 번지는 미소를 바라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왼쪽에 놓인 상()6세기 후반에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장신구와 옷 주름 등이 화려하고 세밀하게 표현되었고, 오른쪽 상은 7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간결하고 절제된 형식을 보였다.

사유하는 조각상이라 하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우람한 체격의 사내가 오른손으로 턱을 고이고 고개를 숙인 채 굳은 표정으로 사색하는 모습. 중학생 시절 세기적인 조각품이라고 배웠지만, 개인적으로 큰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다. 우연한 기회에 반가사유상 사진과 글을 접하게 된 것은 그 한참 후인 중년이 되고 나서였다. 입가에 잔잔히 흐르는 미소가 눈길을 끌었고, 보면 볼수록 신비감이 더하는 듯했다. 오늘도 여러 방향에서 관찰했지만 그 미소는 알 듯 모를 듯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았다.

 

사유의 방을 나와 박물관 중앙 홀에 전시된 국보인 경천사 십층석탑(敬天寺 十層石塔)을 관람했다. 예전에도 구경한 것 같지만, 외형만 보고 그냥 지나친 듯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이번엔 안내문을 읽어 보고, 탑의 양식과 탑신에 새겨진 조각들을 눈여겨보았다. 탑을 만든 석재가 우리나라에 드문 대리석이라 했는데, 섬세한 조각이 가능하고 풍화로 심하게 훼손된 것 모두가 대리석 특성이다. 탑은 1348(고려시대) 경기 개풍에 있는 경천사에 조성되었으나, 1907년 일본으로 무단 반출되었다가 1918년 환수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고 한다. 탑의 크기와 형식, 하부에서 상부로 올라가면서 변화되는 모양, 탑신의 조각품과 기록 내용들이 뛰어나 보였다.

상설전시관을 나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스투파의 숲을 관람했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후 시신을 화장하고 남은 사리를 스투파에 묻었다고 한다. 그 후 아소카왕이 인도 전역에 불교를 전하고자 스투파의 사리를 꺼내, 84천개의 스투파에 나누어 다시 모셨다고 한다. 전시물은 인도 북부 갠지스 강 유역에서 시작된 초기 불교 유물과 기후, 풍습이 다른 남인도로 전해진 불교 유물이었다. 불교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국내에서 흔히 보아 왔던 불교 유물과 상당히 달라 호기심이 갔다.

 

연초 사유의 방에 전시된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보러 왔다가 경천사 십층석탑과 기획전시 중인 스투파의 숲까지 관람했다. 올해는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떠올리며, 잡다한 근심과 헛된 생각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반가사유상)

 

 

(경천사 십층석탑)

 

 

(스투파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