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2023년 하늘정원

동절기 하늘정원에 있었던 일

돌샘 2024. 1. 13. 10:24

동절기 하늘정원에 있었던 일

(2023.12)

기온이 영하로 오르내리기 시작해 내년 봄을 기약하며 월동 준비에 들어갔다. 화분을 월동용 비닐과 보온용 매트로 덮어씌운 뒤 찬바람이 들지 않도록 채비했다. 월동준비는 아마추어 정원사에게 가장 힘든 일거리 중 하나다. 월동준비가 끝나면 날씨가 추워지고 특별한 일도 없으니, 하늘정원에 올라가는 일이 뜸해진다. 날씨가 따뜻해지거나 곤두박질칠 때, 보온용 매트를 벗기고 다시 씌우느라 잠시 들릴 뿐이었다.

추위가 본격적으로 계속되면서 나무는 잎새를 모두 떨어뜨리고 나목이 되었다. 가지치기에 알맞은 시기가 된 것이다. 날씨가 포근한 휴일을 잡아 웃자란 보리수 나뭇가지와 포도덩굴 전지 작업을 했다. 전지한 나뭇가지는 다시 작게 잘라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해야 한다. 2차 작업이 전지 작업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손목마저 아파 왔지만 잘 마무리했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하늘정원으로 나가는 출입문이 자주 열린다. 장독대를 비롯해 정원에 소복이 쌓인 하얀 설경을 구경하고, 손주들이 눈놀이를 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보기 위해서다. 연말 가족 모임 때는 손주들이 할머니의 연락을 받고 준비해 와, 하늘정원에서 웃고 재잘거리며 눈놀이를 했다. 한적하던 하늘정원에 모처럼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고 활기가 돌았다.

연말 자정 무렵 창밖에서 갑자기 폭죽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예술의 전당에서 새해맞이를 축하하는 불꽃놀이를 하는 모양이다. 하늘정원에 올라가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쇼를 바라보며 새해를 맞았다.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이 가고,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이 되었다. 새해에도 온 가족이 건강하고 저마다 바라는 일을 성취할 수 있도록 기원했다.

 

(월동준비)

 

 

(가지치기)

 

 

(설경과 손주들 눈놀이)

 

 

(새해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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