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탄생 100일~1세

할아버지는 아직 초보

돌샘 2013. 1. 27. 13:11

할아버지는 아직 초보

(2013.1.26)

아범, 어멈이 사돈댁에 볼 일이 있어 주말치고는 아침 일찍 준모를 본가에 데려다 놓고 출발을 하였답니다.

준모는 이제 탄생한 지 11개월 되는데 10개월째부터 걸음마를 시작하더니

이제는 집이 좁은 듯 거실에서 주방으로, 안방으로 휘젓고 다닌답니다.

기어 다니는 것을 잊어버린 듯이 말입니다.

거실에서 할애비, 고모와 놀다가도 할머니가 시야에서 보이지 않으면 주방으로 걸어가

할머니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고야 다시 거실로 나왔답니다.

아빠, 엄마가 집에 없으면 할머니하고는 그런대로 지낼만한데 할애비나 고모로는 용납(?)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2층 계단을 오르는 것도 두어 번 정도하고 음악책의 노래를 듣는 것도 공놀이도

그저 시큰둥한 반응이고 여기저기 마음대로 걸어 다니는 것을 좋아했답니다.

할머니가 주시는 귤 두세 조각을 먹고는 잠이 오는 것 같아 할애비가 등을 내밀며 ‘어부바’를 반복해도

할머니 쪽으로만 눈길을 보내고 잘 오지 않더니 어떻게 마음이 내키어 할애비 등에 업혔는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듯하여 자장가를 부르며 2층 계단을 오르내렸더니 스르르 잠이 들었답니다.

준모가 편히 잠을 자도록 하기위해 할애비가 보료위에 엎드려 포대기 띠를 풀고

고모가 살짝 안아 눕히도록 했는데 준모가 잠을 깨어버렸답니다.

하는 수 없이 할머니가 준모를 다시 업어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어

준모를 이불에 내려눕히려는데 내가 등 뒤에서 준모를 받아주려 하니까

괜찮다며 혼자서 바로 이불에 눕혔는데 미동도 하지 않고 편안하게 계속 잠을 잤답니다.

혼자서 하는 행동이 조금 전에 두 사람이 협력하여 눕힐 때보다 더 자연스러웠답니다.

할애비는 아직 손자를 편안하게 업어주고 잠이 들면 이부자리에 눕히는 일에 초보랍니다.

오늘은 준모도 보통 때보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낮잠을 두어 시간정도 푹 자고 일어났답니다.

할애비 무릎에 앉아 할머니가 주시는 이유식을 다 먹고 나서는 기저귀도 갈았답니다.

기저귀를 갈아줄 때 예전에는 눕혀놓고 갈았는데 그러면 준모가 다리에 힘을 주어 뻗대고 싫어했는데

요사이는 세워놓고 갈아주니 전혀 거부반응이 없답니다.

아범, 어멈이 도착하여 어멈이 준모를 본 후에 손 씻으러 잠깐 화장실에 갔는데도

빨리 나오라고 준모가 큰소리로 칭얼대었답니다.

어멈이 준모 앞에 나타나자 할머니의 역할은 순식간에 끝나버렸답니다.

조금 지나서 준모에게 귤을 먹이는데 속껍질까지 벗겨 주려고 시간이 지체가 되니

준모가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껍질을 벗기고 있는 귤 조각에 입을 같다대려고 하였답니다.

처음에는 귤에 신맛이 있으니 얼굴을 찡그리며 입안에서 우물거릴 뿐 쉽게 삼키지 않았는데

하나를 먹고 나서부터는 빨리 달라고 입을 내밀고는 하였지요.

아범, 어멈도 피곤할 터이니 집에 돌아가서 쉬도록 하고 준모에게 외출복을 입혀 할애비가 안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는데 준모가 할애비에게 안겨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기만 할 뿐 가만히 안겨있었답니다.

집에 있을 때는 요즈음 할애비가 안아주면 싫어하고 이리저리 자유롭게 움직이려 하는데

집에 돌아갈 때는 지난번에도 그랬듯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가만히 안겨있었답니다.

우리 도련님은 외출복을 입히고 할애비가 안고 현관문을 나서면

자기 집에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차려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할애비는 이렇게 생각한답니다.

준모가 할애비하고 같이 놀 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우선적이었으나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려니 섭섭해 하는 할애비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려고

안겨있는 것이 조금 답답하지만 참아준다고 말입니다...

(동영상은 준모가 걸을 때 넘어질까봐 할애비가 따라 다녔지만 혼자서 여기저기를 잘 걸어다니는 광경입니다)

 

 

 

 

 

 

 

 

 

 

 

 

 

 

 

 

 

 

 

 

 

 

 

 

 

 

 

 

 

 

 

 

 

 

 

 

 

'손자(준모) 이야기 > 탄생 100일~1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을 가져다주는 도련님  (0) 2013.02.02
첫돌 기념사진  (0) 2013.01.27
개구쟁이 이야기 셋  (0) 2013.01.21
신나는 계단 오르기  (0) 2013.01.19
걸음마  (0) 201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