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1~2세 성장기록

숨바꼭질하니 재미있어요

돌샘 2014. 1. 25. 17:51

숨바꼭질하니 재미있어요

(2014.1.18)

준모가 주말치고는 상당히 이른 시간에 도착했으니 잠이 깬 후에 바로 출발을 한 모양입니다.

할머니가 서둘러 아침을 준비하여 먹이는데 준모가 식탁위에 올라가서 앉았습니다.

할머니는 음식을 골고루 먹이려고 하였지만 준모는 먹고 싶은 반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빨리 주지 않으면 도련님 체면은 잠시 내려놓고 손으로 얼른 집어 먹었습니다.

준모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두루 잘 먹는 편인데 오늘 반찬 중에서는 계란으로 만든 음식이 제일 마음에 드나봅니다.

기차 레일을 조립하여 조금 가지고 놀더니 어느새 부셔버리고는

비닐 공을 이리저리 차면서 쿵쿵거리며 거실과 안방을 드나들더니

곧 안마기 스위치를 켰다가 끄며 만지고 놀다가 그것도 지루해졌는지

할애비 스마트폰을 찾아들고 소파위로 올라가 앉았습니다. 할애비와 함께 동영상을 보자는 행동이지요.

‘준모야! 동영상은 조금만 보고 할아버지와 그림책 보자’고 했더니 수긍을 하는 눈치였습니다.

 

가지고 온 그림책 중 ‘꼭 꼭 숨어라’는 숨바꼭질하는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책을 펼쳐드니 준모가 책장을 넘기고 할애비가 읽어주면 숨은 그림을 직접 하나하나 들추어 나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두어 번 반복해서 책을 읽은 뒤에 준모가 불현듯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서는 에어컨 뒤에 섰습니다.

왜 그러나했는데 숨바꼭질을 하면서 놀고 싶은 모양이었습니다.

할애비와 고모가 창가로 다가가면서 ‘준모 어디 갔나? 안 보이네’하면서 찾으니

에어컨 뒤에서 커튼을 당겨 몸을 감추었습니다.

여기저기 찾는 시늉을 하다가 커튼 밑에 살짝 나온 발을 만지면서 ‘이 발은 누구 발이지?’했더니

준모가 키륵키륵 웃음을 참으며 발이 보여서 찾긴 것이 안타까운지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창가 이쪽커튼에 숨었다가 저쪽커튼에 숨었다가 안방으로 뛰어 들어가 안방 창문 커튼에도 몸을 숨겼습니다.

숨바꼭질을 할 때 노력을 덜 들이고도 몸을 숨길 수 있는 좋은 장소가 커튼 뒤쪽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급기야는 할애비도 커튼 뒤에 몸을 숨기고 찾아보라고 했더니

준모가 살짝 다가와 커튼을 당겨 얼굴을 확인하고는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3사람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숨고 숨은 사람을 찾아내면 큰소리로 웃으니 온 집안이 떠들썩해졌습니다.

예전에 준모 집에서 숨바꼭질을 할 때는 주로 조손이 텐트 안과 밖을 드나들면서 했는데

오늘은 3사람이 커튼이나 물건 뒤에도 숨으니 더 신이 나는 모양이었습니다.


2층에 올라가서 준모가 직접 컴퓨터를 켜고 이것저것 누르며 놀다가

심심해지면 화분의 흙을 손으로 파헤치는 개구쟁이 행동을 해보였습니다.

준모가 화분의 흙을 파헤칠 때는 사전에 할애비의 얼굴을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흙을 파헤치고는 다시 할애비 얼굴표정을 가만히 살피는 것을 보니

흙을 파헤치는 행동이 안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 장난을 치는 것 같았습니다.

컴퓨터를 가지고 놀다가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심심해지면 흙장난을 치고

할애비 반응을 확인하고는 개구쟁이 특유의 묘한 표정을 지어 보인답니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져와 흙을 쓸어 담으면 자기가 하려고 빗자루를 빼앗기도 한답니다.

그러고는 얼마 안 있어 또 흙을 파헤치려 할 때 할애비가 못하게 앞을 가로막으면

요리조리 피하여 흙을 파헤치고 의기양양하게 웃는 것을 보면 할애비를 놀리는 짓궂은 장난이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아범이 도착한 후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어 ‘준모야! 빠이~빠이~하고 인사해야지’했더니

손을 흔들고는 할머니, 고모, 할아버지에게 차례로 양 볼에 입을 맞추어 주었습니다.

아침에 올 때는 자고 일어나자마자 할머니 댁으로 와서 좀 얼떨떨한 상태인 듯 했는데

함께 놀며 장난을 치고 나니 기분이 상당히 좋아진 것 같았습니다.


준모야! 집에 돌아가서 아빠 엄마와 재미나게 놀다가 푹 자고 내일 또 만나요.

할애비는 손자가 자발적으로 양 볼에 뽀뽀를 해주어 한없이 행복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