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1~2세 성장기록

탁구공은 작지만 잘 튀어 올라요

돌샘 2014. 1. 25. 18:16

탁구공은 작지만 잘 튀어 올라요

(2014.1.19)

준모가 어제 가져온 장난감은 두고 가고 아침에 오면서 몇 가지를 더 가져와 동일 장난감에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어린이 놀이터나 공원에 나가 놀 때는 장난감이 구태여 필요가 없는데 추운 겨울에는 부득이 실내에서 놀아야하니

장난감을 번갈아가면서 놀 수 있도록 해주어야 지루하지 않겠지요.

준모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소꿉놀이 장난감을 꺼내어 놓고 고모와 함께 소꿉장난을 시작하였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레일 기차놀이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지루해져서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려고 할 때는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휘젓거나 잡아당겨 부셔버렸습니다.

그런 장면을 목격한 초기에는 준모가 왜 저러나하고 은근히 걱정도 했는데

할애비가 젊었을 때 유행했던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기억해내고는

자연스런 행동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노래 가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장난감을 받고서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고 기어이 부셔버리는

   내일이면 벌써 그를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처럼....

할애비가 아범과 고모를 키울 때 장난감을 어떻게 가지고 놀았는지는 잊어버렸지만 노래가사는 기억이 났답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거실과 안방을 오가며 커튼을 이용한 숨바꼭질 놀이를 한참 하다가

준모가 장식대에 있는 백자 주둥이 부위에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얹어놓은 황색 탁구공을 발견하고는 들고 나왔습니다.

준모가 탁구공을 처음 보았을 터인데도 가볍고 둥글게 생겼으니 공이란 것을 알아차린 듯 거실바닥에 던졌습니다.

탁구공이 통 통 반복하여 튀어 오르는 모양이 지금까지 가지고 놀던 어떤 공보다도 높게 튕기니

신기한 듯 거실바닥에 이리저리 던져 튀어 오르는 형태를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준모가 할애비와 고모에게 다가와 ‘가~가~’하면서(오라는 말을 ‘가~’라고 표현)

손을 잡아당겨 계단 쪽에 오도록 하고 본인은 탁구공을 잡고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2층 마루에 서서 아래를 한번 훑어보더니 계단 쪽으로 힘차게 탁구공을 던졌습니다.

탁구공은 톡 톡 맑은 소리를 내면서 튀어 오르기를 반복하며 계단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준모가 그 광경을 쳐다보고는 자신이 대발견을 하였으니 모두들 보라는 듯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키며 큰소리로 ‘아~하~하~하~’하고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이윽고 위쪽 계단에 서있는 할애비를 한번 쳐다보더니 손을 흔들며 ‘가~가~’라고 하였습니다.

할애비가 얼른 계단 아래로 내려가서 공을 주워오라고 시키는 모양입니다.

계단 아래에서 고모가 탁구공을 주워 던져주면 내가 공을 잡아서 준모에게 건네주는 과정을 반복하며 탁구공놀이를 하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준모가 처음부터 할애비와 고모 2사람을 계단 쪽으로 오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비닐공을 던지며 유사한 방법으로 놀 때 보조 2사람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준모야!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와 함께 이틀 동안 재미있게 잘 놀았니?

이제 설날도 며칠 남지 않았구나. 세배하는 방법 잊어버리지 않았니?

안녕. 건강하게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