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1~2세 성장기록

국수가 정말 맛있어요

돌샘 2014. 2. 2. 10:41

국수가 정말 맛있어요

(2014.1.26)

이번 설에 새아기는 회사근무 일정 때문에 시조모님이 계시는 마산으로 귀성을 할 수 없게 되어

일요일에 가족이 모두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저녁에는 별미로 외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범 어멈이 절을 하니 준모도 서툴기는 하였지만 조부모에게 절을 하였습니다.

아직 시애비와 할애비 노릇이 서툴러서 인사를 받은 후에 앉도록 권하지도 않은 채 서둘러 덕담을 건넸답니다.

모두들 둘러 앉아 과일을 나누어먹는데 준모가 한라봉 한 알을 입에 넣어보더니

신맛이 거슬리는지 얼굴을 찡그리고는 어른들 입에다 한 알씩 넣어 주었습니다.

준모는 평소에 좋아하던 딸기에도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사과와 배를 주로 먹었습니다.

과일상을 치우자 준모는 단숨에 2층으로 올라가 컴퓨터를 켰고 할애비가 컴퓨터로 코코몽 동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동영상 중에서 음악이 흐르고 애니메이션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자

준모가 벌떡 일어나서 동작을 따라하며 신나게 춤을 추었습니다.

거실에 내려와서는 비닐공을 차며 여기저기를 뛰어 돌아다녔는데 공을 찰 때는 다리에 제법 힘을 실어 세게 찼습니다.

안방에 들어가니 할머니와 고모가 TV를 보느라 준모에게 관심을 덜 가지자

TV를 보지 못하도록 가로막아 서서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습니다.

거실에 나와서는 스위치를 켜고 혼자 안마기에 올라가서 안마를 해보았습니다.

안마기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 이리저리 비틀기도 하고 카르륵 웃으며 장난과 재미를 만끽하였지요.

이전에도 호기심은 보였지만 겁이 나는지 직접 안마기 위에 올라앉지 않고

작동부위를 손으로 만져보거나 할애비 무릎에 앉아서 간접적으로 기계의 움직임을 경험했는데

오늘은 용기를 내어 혼자 안마기 위에 직접 올라앉아 새로운 체험을 해보았습니다.

 

저녁 무렵에 예약된 식당으로 가려고 모처럼 조부모와 고모까지 주차장으로 같이 내려가니

준모가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면서 웃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준모는 성격이 활달하고 붙임성이 있어서 여러 사람들과 같이 놀거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준모가 식당에 들어가서 식탁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의젓하게 앉아 있으니

종업원이 그 모습을 보고 ‘애기가 참 점잖다.’고 칭찬을 해주었지요.

할애비가 봐도 도련님이 오늘따라 정말 의젓하게 행동하여 감탄을 자아낼만했지요.

음식이 나오자 준모는 먹기 좋게 잘라서 주는 음식을 받아먹기도 하고

직접 포크를 이용해 식사를 하였는데 어느 정도 먹고 나자 지루해진 모양입니다.

일어나서 식당 음식받침용 접이의자를 들고 테이블사이를 요리저리 부딪히지 않게 피하며 휘젓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종업원을 부를 일이 생겨 식탁에 부착된 벨을 누를 때 준모가 좋아할 것 같아 직접 누르도록 하였습니다.

벨을 눌러보니 소리가 나고 좌석번호가 스크린에 나타나는 것이 준모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나 봅니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빈 식탁의 벨들을 계속 눌러대었습니다.

급기야 어른들이 따라 다니면서 만류를 했지만 한번 발동된 호기심은 어느덧 장난으로 변하였고 쉽게 그칠 줄 몰랐습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소면이 나와 준모가 잘 먹을 수 있으려나 생각하며 조금 먹여주었더니 예상외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면은 물론이고 국물까지도 남김없이 다 마셨답니다.

하도 맛있게 먹어 소면을 하나 더 시켜주었는데 그마저 거의 다 먹었습니다.

한 그릇이라 해도 양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준모가 먹는 음식은 어린 아이들의 건강에 좋다하여 저염식을 만들어 먹였는데

오늘은 부득이 간이 된 음식을 먹였더니 그 동안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미각을 자극한 모양입니다.

식당을 나서 밖으로 나오니 건물입구에 조명이 예쁘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조손의 저녁외출은 오랜만이기에 조명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하였지요.

할머니 댁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하여 조부모와 고모는 내리고 차량에 어린이용 의자를 재설치하여

안전벨트를 매어주려고 하니 준모가 벨트를 매지 않으려고 몸을 뻗대었고 급기야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식당에 갈 때는 안겨서 점잖게 앉아있었는데 안전벨트를 매니 불편해서 일까요?

조부모와 고모가 차에서 내리니 같이 더 놀고 싶어서 일까요?

안전벨트를 풀고 안아서 달래어 보내고 싶었지만 출발준비가 끝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차문을 닫고 손을 흔들어 주었더니 커튼너머로 준모가 손을 흔드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답니다.

 

준모야! 오늘 오후와 저녁까지 잘 놀았는데 우는 모습으로 보내고 나니 할애비 마음이 편치 않았단다.

준모가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여 그나마 위안으로 삼았지.

오늘은 식당에서도 점잖다고 칭찬을 받은 우리 도련님.

때로는 개구쟁이로 때로는 점잖고 의젓한 도련님으로 건강하게 자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