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1~2세 성장기록

증조할머님께 인사드리고 재롱도 부렸어요

돌샘 2014. 2. 5. 21:10

증조할머님께 인사드리고 재롱도 부렸어요

(2014.1.30)

아범과 준모가 타고 오는 KTX 열차가 동대구를 지났을 무렵 궁금하여 전화를 하였더니

밀양부근이라고 하는데 아범 목소리에 힘이 빠져있었습니다.

준모가 차안에 가만히 있자니 갑갑하여 말썽을 부리는 모양입니다.

어린나이에 장시간 여행이 지루하다보니 특유의 활동적인 행동들을 선보이고 있겠지요.

일찌감치 집을 나서 마산역 플랫폼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으나 열차가 상당히 연착하였습니다.

열차에서 내리는 많은 여행객들 사이에 있는 준모를 발견하고는 ‘준모야!’하고 몇 번 부르니

예상치 못한 듯 준모가 고개를 둘레둘레하더니 할애비를 발견하고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달려왔습니다.

뜻밖의 장소에서 할애비를 만나니 더 반가웠나봅니다.

열차 내에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여 갑갑했는지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와 횡단보도를 건널 때만 잠시 안기고

증조할머님 댁까지 먼 거리를 걸어서 가려고 하였습니다.

할머니는 집에서 기다리다 도착이 늦어지니 궁금하여 마중을 나왔다가 아파트 사잇길에서 만나게 되었답니다.

낯선 길에서 예상하지 못한 할머니를 만나서는 얼굴 가득 미소로 반겼습니다.

 

아범이 할머님께 문안인사를 올리니 준모도 따라서 절을 하였습니다.

준모가 긴 여행에 피곤도 하고 증조할머님과 종조부모님들이 낯설어서인지 잠시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였습니다.

할애비가 준비해 간 비닐 공에 바람을 넣어 준모에게 던져주니 곧 평상심으로 돌아와

이리저리 공을 차며 소리도 지르고 활기차게 휘젓고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거실 장식장에 걸터앉아 여러 가지 표정을 지으며 장난을 치며 놀기도 하였는데 고모가 찍었던 사진들을 보니

영정의 준모 증조부님이 증손자가 재롱부리는 모습을 흐뭇하게 내려다보시는 것 같은 장면이 되었답니다.

 

준모에게 장난감 전화기를 건네주었으나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곧 던져버렸습니다.

준모가 할애비 집에 오면 실제 전화기를 장난감삼아 가지고 노니 장난감 전화기는 마음에 차지 않는 모양입니다.

할애비가 임시방편으로 소형 진공청소기의 스위치를 켜서 준모에게 주었더니

흡족해 하며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열심히 청소를 하였습니다.

한바탕 준모의 청소작업이 끝난 다음에는 물분무기를 눌러 물이 분사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더니

준모가 받아들고는 신이 나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물을 뿌려대었습니다.

할머니가 물이 분사되지 않도록 물을 부어버리고 다시 주었지만 자기 얼굴이나 다른 사람을 겨냥하여

분무기를 누르고는 깔깔대며 좋아라하였습니다.

이방 저방 다니다가 TV에서 걸 그룹이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자 준모도 열심히 춤을 추었습니다.

온 가족이 준모의 재롱부리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섣달 그믐밤은 깊어만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