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지우) 이야기/탄생 100일~1세

손녀의 환심 사기

돌샘 2016. 1. 27. 22:25


손녀의 환심 사기

(2016.1.17)

아범에게 안겨 있는 지우에게 “지우야! 할아버지한테 와~”하며 두 손을 내밀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고개를 획 돌려 얼굴을 아빠 가슴에 파묻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할애비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손녀의 환심을 사서 자연스레 안기게 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거실을 기어 다닐 때는 웃는 얼굴로 계속 눈길을 보내고

과일 상을 잡고 일어설 때나 전화기로 장난을 칠 때는 다치지 않도록 겨드랑이를 살짝 잡아주었지요.

여기저기를 기어 다니며 장난치며 놀다가 문득 할애비 무릎과 어깨를 잡고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고는 손으로 뺨을 만져보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누군지는 알 수가 없겠지만 얼굴이 완전히 낯설지는 않고

자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자 어느덧 마음의 문을 연 모양입니다.

안고 일어나 거실 이곳저곳을 천천히 거닐자 가만히 안겨있었습니다.

양쪽 겨드랑이를 잡고 아래위로 흔들어주니 드디어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지우가 경계심을 허물고 같이 노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으니 환심 사기가 성공을 거두었나봅니다.


이유식을 먹은 후에는 할머니에게 안겨 살며시 잠이 들었습니다.

안방에 눕혀놓고 간간이 잠이 깨었는지 살펴보았지요.

준모와 놀다가 지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방문을 여니,

일어나 천천히 기어 나오다가 오빠와 할애비 얼굴을 마주하자 환하게 웃었습니다.

엄마 아빠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괘의치 않고 할애비에게 안겨서도 잘 놀았답니다.

지우가 첫돌을 지내고 할애비에 대한 인식이 기억될 때까지는

손녀의 환심을 사려는 노력이 반복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우야! 자주 보는 할머니가 너의 집에 갈 때면 빙그레 웃는다고 하는데

할애비에게도 그렇게 미소를 지으려면 세월이 조금 더 흘러야 될 모양이다.

추운 겨울 건강하게 잘 보내거라. 머지않아 봄이 올 테니...

안녕~ 우리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