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일상사/어머님

추석 나들이(2016년)

돌샘 2016. 9. 29. 18:17

 

추석 나들이(진해 해변공원)

(2016.9.15.)

추석차례를 지내고 아침을 먹고 나자 형님과 동생 가족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 가족과 어머님만 남았다.

어머님께 점심을 들고 진해 바닷가 바람 쐬러가자고 여쭈었더니

“내일 또 장거리 운전할 텐데 그냥 집에서 쉬거라.”고 하셨다.

어머님은 허리가 불편하시어 아파트 노인정에나 혼자 다녀오시는 정도이니,

자식들이 모시고 나가지 않으면 외출하시기 어렵다.

“어머님! 밤에 자고 나면 괜찮습니다.”며 말씀드려 진해 해변공원으로 모시고 갔다.

처음 와보는 곳이지만 공원에는 가족 나들이를 나온 인파가 제법 많았고

‘진해루’ 아래에는 돗자리를 깔고 낮잠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공원 주변에는 큼직한 정자와 각종 벤치, 아이들 놀이터, 보터 타는 곳,

소공연장 등 많은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바다 멀리 섬들도 보이고 바닷바람이 불어와 가슴이 시원해졌다.

야외 소공연장 관람석 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집에서 준비해온

빵과 과일, 음료수를 나누어 먹으며 이런저런 집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시고 나온 김에 저녁에 별미음식을 사드리려고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이집 저집에 전화를 했지만 추석이라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진해 해양공원방향 한적한 해변도로를 따라 드라이브에 나섰다.

바다경치를 구경하며 해양공원 입구에 이르니 교량으로 연결된 섬에 특이한 형태의 건물이 보였다.

3년 전 어머님 미수연 때 해양공원 바닷가에 전시된 군함 내부를 구경했던 일이 생각났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주위가 벌써 어둑해지는 것 같았다.

해안도로를 천천히 운전하며 경치를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도로변 음식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간혹 간판에 불이 켜진 음식점이 보였지만 모두 문은 닫혀있었다.

아파트에 도착하여 딸아이가 할머니를 모시고 먼저 집에 들어가도록 하고,

우리부부는 동네 주변에 맛있는 음식집이 있나 찾아 나섰다.

이리저리 이웃 동네까지 헤맨 끝에 겨우 좀 알려진 치킨 집을 찾아내었다.

배달도 된다고 했지만 식으면 맛이 없을 테니 집사람이 기다려 가져오도록 하고,

나는 먼저 집으로 와 딸아이에게 추석음식으로 저녁상을 차리도록 했다.

상 가운데 따뜻한 치킨을 올려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식사를 했다.

어머님은 식사를 하시면서 닭이 따뜻하니 맛이 좋다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다.

치킨이 특별한 맛이야 있겠느냐 마는 모처럼 아들, 며느리, 손녀와 함께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드시니 그렇게 느껴지시리라.

혼자 먹는 음식은 맛이 없는 법이니까요.

추석 달은 구름에 가리었지만 가끔씩 희미한 자태를 드러내고 밤은 자꾸 깊어만 갔다.

내일 새벽이면 어머님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상경을 해야 한다.

건강하셔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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