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4~5세 성장기록

놀이 원정 갔어요

돌샘 2017. 1. 21. 11:38


놀이 원정 갔어요

(2017.1.14.)

저녁식사 후 아범이 사돈댁에서 보내주신 과일을 전하러 오는 길에 준모도 동행을 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외출이 귀찮을 수도 있을 텐데 조부모를 보러 오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인사를 마치자마자 ‘하부! 흰 알과 검은 알로 하는 놀이하자.’며 ‘알까기’ 놀이를 청했습니다.

준모가 여기 오기 전부터 아범에게 흰 돌과 검은 돌로 하는 시합이 뭔지 물어보며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조손이 바둑판 대신에 흰 종이를 가운데 놓고 마주 보고 앉아

흰 바둑알과 검정 바둑알을 배열하여 시합준비를 했습니다.

‘준모야! 바닥에 놓고 놀이를 하니 힘들지?

다음에는 내가 바둑판을 닦아 놓을 테니 작은 상 위에 올려놓고 편하게 하자.’고 했더니

‘하부! 그러면 지금 상 가져와서 위에 놓고 하자.’고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니 바둑판이야 닦으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부엌에 있는 상이야 가져다 놓으면 그만이지요.

얼른 부엌에 있는 작은 상을 가져와 그 위에 놀이판을 차렸습니다.

손자가 할애비보다 더 효율적으로 생각하고 머리회전도 훨씬 빠른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알까기 놀이를 몇 번 하더니 ‘하부! 우리 공놀이도 하자.’고 했습니다.

‘밤이라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면 아랫집에서 싫어할 텐데.’했더니

몸짓을 하며 ‘하부! 소리가 작게 나게 이렇게 하면 되잖아.’했습니다.

집에서 아빠 엄마와 즐겨 하는 놀이가 있고 우리 집에 왔을 때 하고 싶은 놀이가 따로 있나봅니다.

준모가 운동신경이 좋아 공놀이를 잘 할 때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들떠 큰소리 나는 것을 개의치 않는 경우가 많지요.

오늘은 야간이다 보니 공놀이를 하다 소음이 조금 커지면

바둑 알까기 놀이로 전환하여 열기를 식혔습니다.

휴식시간에는 빼빼로와 요구르트를 맛있게 먹으며

할머니 무릎에 앉아 조손간의 살가운 정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정적인 알까기 놀이와 동적인 비닐 공차기 놀이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큰 소음과 땀 흘리는 것을 피하면서 좋아하는 놀이를 이어갔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아범이 재촉을 했지만

준모는 아쉬움이 남아 ‘한번만 더! 한번만 더 하고 끝 낼께.’하는 소리를 반복했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쉽게 놀이를 중단했을 수도 있겠지만

추운 밤인데도 불구하고 할애비와 놀러 먼 길을 찾아온 손자의 부탁을 외면하기 어려웠지요.

한번이 여러 번이 되긴 했지만 준모 스스로 아쉬움 속에 놀이를 끝내고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조손이 악수를 하고 다음에 또 만나기를 기약하며 헤어졌답니다.


준모야!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까기와 공놀이 재미있게 잘 했니?

추운 밤에 조부모 보러 먼 길을 왔다가니 흐뭇한 마음 그지없구나!

이제 설날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그 때 보자구나.

안녕~ 우리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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