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4~5세 성장기록

오늘은 내생일인데 선물 없어요?

돌샘 2017. 2. 27. 20:41

오늘은 내생일인데 선물 없어요?

(2017.2.25.)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준모야!’하고 부르며 양팔을 벌렸는데

뒤에 있던 지우가 ‘하부!’하며 달려와 먼저 안겼습니다.

그 동안 오빠가 안기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기도 안기도 싶었던 모양입니다.

준모는 현관을 들어와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는 곁에 살짝 붙어 서서

작은 목소리로 ‘할머니! 내 선물 없어요?’하고 물었습니다.

할머니가 짐짓 ‘선물은 왜 필요한데?’하고 물으니

겸연쩍은 듯 살짝 웃으며 ‘내 생일이잖아요.’하였답니다.

‘그래, 준모 생일날인데 선물은 당연히 준비했지.’하며 축하금 봉투를 건네자 활짝 웃으며 좋아했습니다.

고모도 생일 축하금을 건네자 흡족한 듯 준모의 입이 닫힐 줄 몰랐습니다.

모두들 거실에 차려 놓은 조그만 상 앞에 둘러앉아 케이크를 올려놓고 생일 축하노래를 불렀습니다.

준모생일에 점심식사를 같이 할 예정이었으나 식사를 하고 온다기에 과일과 과자만 준비를 했습니다.

준모가 촛불을 불어 끈 후, 초를 추가하여 꽂고 내생일도 겸해 축하노래를 불렀습니다.

두 번째에는 지우도 나서서 입김을 힘껏 불어 촛불을 껐습니다.

 

준모가 오늘은 공놀이를 조금 하고는 윷놀이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지난 설날에 했던 윷놀이가 기억에 남은 모양입니다.

고모와 세 사람이 하자고 하였지만 두 사람이나 네 사람이 해야 된다며 고모와 같이 하도록 했습니다.

그 사이 지우를 데리고 놀았는데 말도 많이 늘고 행동도 상당히 발달하였습니다.

주스를 먹으며 귀염성 있게 ‘맛있다. 다 먹었다. 또 주세요!’ 등 제법 말을 잘 하였습니다.

거실에서 비닐 공을 발로 차는 놀이를 했는데 공을 제법 잘 찼습니다.

오빠가 공을 차며 뛰노는 모습을 보고 배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모 방에 들어가서는 액세서리가 걸려있는 곳을 가리키며 달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언행은 보고 배운 것과 선천적인 특성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모양입니다.

준모는 장난감 사진기로 지우의 모습을 열심히 찍었는데 화면에 제법 잘 담았습니다.

조만간 아쉬운 대로 사진을 부탁해도 될 만한 수준에 이를 것 같습니다.

탁구공을 가지고 놀더니 엉뚱하게도 연필을 들고 탁구공을 치겠다며 던져달라고 하였습니다.

야구 배트로 공치는 놀이를 하고 싶은가 봅니다.

연필로 날아오는 탁구공을 치는 것은 도사(?)들이나 할 수 있는 너무 어려운 일이라

임기응변으로 긴 구두칼을 가져다주고 비닐 공을 치도록 하였습니다.

그제야 둔탁한 소리를 내며 공이 멀리 날아가고

준모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온 집안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고모와 지우도 합류시켜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술래잡기 놀이를 하였습니다.

술래놀이가 지루해질 무렵에는 가위, 바위, 보를 하여 열쇠고리 따먹기 놀이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놀이를 하면서 다 큰 아이처럼 ‘열쇠고리는 어떻게 모았는지? 어디서 샀는지?’ 하나하나 물어 보았습니다.

호기심이 한창 많을 나이라 나름대로 자세히 정성스레 대답을 하였습니다.

유심히 설명을 듣는 자세를 보니 건성으로 대답했다간 낭패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제법 시간이 흘러 아빠, 엄마가 집에 가자니까 더 놀다가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 재미나게 놀자며 달래어 집에 가도록 했는데

‘아빠 딴 곳에 들렀다 가지 않아?’하며 물었습니다.

그런데 준모의 말투에 오늘은 내생일이라 다른 곳에 들르면

그 곳에서도 생일축하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아쉽다는 뉘앙스가 전달되어 모두들 웃었답니다.


준모야! 너의 다섯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때로는 개구쟁이처럼 행동해도 때와 장소를 가리어 의젓한 언행을 할 줄 아니 많이 자랐구나.

봄기운에 꽃망울이 커지듯 네 호기심으로 지혜가 더욱 넓어지기를 바란다.

안녕~ 우리 도련님. 또 만나요...

(지우도 함께 했지만 준모 생일날이라 준모 블로그에 올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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