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8)

단양과 제천 나들이

돌샘 2018. 11. 30. 23:08

단양과 제천 나들이

(2018.11.16.)

평일 하루 모처럼 짬을 낼 수 있는데 그냥 보내기는 아쉬웠다. 당일 여행지로는 충청권 지역이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안개가 옅게 내려앉았지만 여행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평일이라 교통체증 없이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 도담삼봉 주차장에 도달할 수 있었다. 도담삼봉은 남한강이 사행(蛇行)하여 크게 세 번 휘돌아나가는 지형의 중간 유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세 개의 봉우리는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서 모양과 배치가 크게 변했다. 가장 큰 가운데 봉우리에 있는 정자에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방법이 없었다. 전설에 의하면 삼봉은 남한강 상류 정선에서 떠내려 왔으며 가운데 봉우리가 남편봉, 북쪽은 처봉, 남쪽은 첩봉이라 불린다고 한다. 첩은 남녀평등 개념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전설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야겠지요. 부근에 유명한 ‘단양석문’이 있다기에 직접 가서 살펴보기로 했다. 석문으로 가려면 저쪽 언덕 위에 빤히 올려다보이는 정자를 지나가야 한다. 언덕으로 난 가파른 철제계단을 쉼 없이 오르니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언덕 위에서 바라본 주변경치의 아름다움은 힘든 것을 보상하고도 남았다. 등산객들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정자를 지나 숲길을 따라가니 석문의 윗부분이 나타났다. 안내문엔 석문이 구름다리 모양이라 설명되어 있었지만 내가 보기엔 사각형에 가까웠다. 석문 사이로 남한강 푸른 강물과 건너편 마을이 액자 속 그림처럼 돋보였다. 석문의 규모가 동양에서 제일 크다고 한다. 중국 장가계 여행을 갔을 때 보았던 천문산 동굴과 비교되었다. 단양 석문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천문산 동굴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보는 까닭에 착시효과가 있나? 석문구경을 마치고 내려와 광장 입구로 나오니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의 동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삼봉이 정도전의 호이기도 하다.

 

온달산성과 오픈 세트장이 있는 온달관광지로 향했다. 예전 구인사 관광 때 지나가면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던 곳이다. 세트장 내에 건립되어 있는 사극용 각종 건물들과 전시된 비품들을 둘러보았다. 세트장을 한 바퀴 돌며 구경하고 나오니 산기슭 바위 아래에 온달동굴 입구가 보였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서 조금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지만 조명과 발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모양이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종류석, 석순, 석주 등 석회동굴의 특징들은 고루 갖추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통로가 좁은 곳이 나타나 오리걸음도 걷고 고개를 한껏 숙여야 했다. 동굴을 나와 산책을 하며 부근 정자에 오르니 담장너머 시원한 남한강 줄기가 펼쳐져 있었다. 온달장군 동상이 서있는 온달관에는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에 관한 전설과 해설용 그림들을 전시해 놓았다. 전설과 동시대의 역사적인 배경을 넓은 공간에 전시하다 보니 배치와 내용이 다소 엉성하게 느껴졌다.

 

부지런히 제천으로 향했지만 의림지에 도착했을 때는 땅거미가 내리고 있었다. 의림지는 꼭 한번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기회가 닿지 않았던 곳이다. 인공폭포와 수중분수는 힘차게 물줄기를 쏟아내었고 주변은 잘 정비되어 있었다. 경호루, 영호정, 우륵정 등의 누각과 정자는 아름다운 단청으로 몸단장을 하고 있었다. 수령이 오래된 울창한 송림과 경호루와 영호정 그리고 저수지의 수변공간이 어우러져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제방 전면과 상류 쪽은 비교적 평탄한 지형이나 경호루 뒤쪽에는 깊은 계곡이 있는 독특한 지형이었다. 가을에 여행을 하면 좋은 점도 많지만 해가 짧은 것만큼은 항상 아쉬운 것 같다.

 

(도담삼봉과 석문)

 

 

 

 

 

 

 

 

 

 

 

 

 

 

(온달산성과 오픈세트장)

 

 

 

(제천 의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