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8)

가을 산사와 바다(둘째 날)

돌샘 2018. 11. 30. 22:51

가을 산사와 바다(인제, 고성, 속초)

(둘째 날)

(2018.11.11.)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나니 시간도 절약되고 여유를 부릴 수 있어 좋았다. 속초와 고성을 오갈 때마다 국도변에서 보았던 안내판을 따라 ‘어명기 가옥’을 찾았다. 오래된 고가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뒷마당으로 가는 쪽문과 방문이 모두 잠겨 구경할 것이 없었다. 안내판을 설치한 책임자가 관광객의 입장에서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를 권하고 싶다. 바다로 가는 길에 죽왕 수협매장에 들러 젓갈류 몇 가지를 샀다. 바닷가로 나가니 넓은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멀리 크고 작은 섬들도 보였다. 이곳이 말로만 들어왔던 송지호 해수욕장이라 한다. 송지호 전망대에 올라 호수와 주변경치는 구경하였지만 해수욕장은 첫 방문인 셈이다. 날씨가 꽤 쌀쌀한데도 계절은 잊은 듯 바닷물에 뛰어들어 써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모래사장 한 쪽에는 국가지질공원과 서낭바위에 대한 안내판이 서있었다. 서낭바위 산책로를 따라 아담하게 생긴 언덕을 오르니 정상엔 하얀 등대가 서있었다. 왼쪽엔 넓은 모래사장, 오른쪽엔 조그만 오호항 그리고 앞에는 쪽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언덕아래 바닷가로 내려가니 오랜 세월 파도에 침식된 여러 가지 형상의 기암괴석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속초 먹거리촌과 관광수산시장에 들렀다가 미시령 옛길을 따라 천천히 고개길을 올랐다. 예전에 미시령휴게소가 있던 자리에는 원상복구를 위해 복토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고갯마루에 서서 동해 쪽 푸른 바다와 내설악 쪽 푸른 숲을 번갈아 바라보며 작별을 고했다.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나가며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38선 휴게소에 잠시 쉬었다. 멀리 겹겹이 보이는 산들과 호수 물길에서 짙은 만추의 정취가 묻어났다. 호수와 바다는 같은 물이지만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엮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