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집안 스토리텔링

양촌 초등학교와 관련한 집안 이야기

돌샘 2018. 12. 21. 21:35

양촌 초등학교와 관련한 집안 이야기

(2018.11)

묘사를 모시고 고향을 떠나기 전에 틈을 내어 옛 ‘양촌초등학교’ 교정(현 마산아트센타)을 찾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방학 때 고향 친척집에 놀러오면 또래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뛰놀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현재 양촌초등학교는 취학 아동수가 적어 폐교가 되었고 교사와 운동장은 마산아트센타로 운영되고 있다. 교정을 찾은 것은 어릴 적 종조부께서 말씀해주셨던 ‘양촌초등학교’ 설립과 관련된 옛이야기가 우연찮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말씀인즉 ‘양촌초등학교를 건립할 때 학교 부지의 상당 부분을 우리집안에서 희사했고 그런저런 이유로 학교 위치도 양촌 동네에 가까운 곳으로 정해졌다.’는 내용이었다. 어린 나이인데다 집안의 장손도 아닌 입장이라 귀담아 듣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그러다가 집안의 정자인 거연정(居然亭)과 재실인 추모재(追慕齋) 그리고 증조부님 유허비(誠菴居士 草溪卞公相瑢 遺墟碑)에 관심을 가질 즈음 불현 듯 옛 기억이 되살아났다. 몇 년째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다가 이번에 그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며 사진도 첨부해 놓는다.

 

종조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내용을 뒷받침할만한 자료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오래전의 일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다만 다음과 같은 내용은 확인할 수 있었다.

1. 양촌초등학교는 1934년 진전 공립보통학교 ‘일암’간이학교로 인가되었으나 1943년에 양촌국민학교로 승격 인가됨(학교 명칭과 위치가 변경됨)

2. 폐교된 경상남도 초등학교 현황 자료를 찾아보니 양촌초등학교는 1999년 폐교되었으며, 부지면적이 14,527로 명단에 수록된 학교 중 부지가 가장 넓은 학교군에 속함.

1949년 농지개혁이 시행되기 전 집안에서 천석이상의 전답과 넓은 임야를 소유했던 사실을 상기하면 종조부께서 전한 이야기의 진위여부를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집안이야기를 남기기 위해 글을 정리하다보니 조상님의 깊은 뜻을 생각하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공익을 위해 토지를 희사하신 조상님의 뜻을 헤아리다보니 명심보감 계선편에 나오는 다음 문구가 생각나 함께 올려놓는다.

“돈을 모아 자손에게 남겨 줄지라도 반드시 자손이 지킨다고 할 수 없으며,

책을 모아 자손에게 남겨 줄지라도 반드시 자손이 다 읽는다고 못할 것이니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음덕을 쌓아 자손을 위한 계책으로 삼느니만 못하니라.”

 

주) 양촌 초등학교는 인천시 계양구와 충남 논산시에도 동명의 학교가 있지만 여기서 언급한 학교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양촌리(良村里)이 있는 학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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