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2년) 48

김천 직지사 탐방

김천 직지사(直指寺) 탐방(2022.5.5.)천안에서 추풍령을 넘어 남쪽으로 향하다가 김천 직지사에 들리기로 했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에서 국도로 빠져나와 절 가까이 접근하니 우뚝 솟은 목탑이 멀리서도 보였다. 목탑 부근 주차장에 들어갔지만 빈자리가 없어 멀리 떨어진 곳에 간신히 주차를 했다. 한참 걸어와 매표소 입장료를 확인하니 경로우대는 70세 이상으로 적혀 있었다. 기준이 바뀌었나 보다. 정부기관은 65세, 사찰은 70세 이상이 경로우대 기준인가? 승용차가 매표소 옆 도로를 통과해 사찰 안으로 들어가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혹시나 해서 창구에 물어보니 자동차 입장이 가능하며, 별도 주차요금은 없다고 했다. 멀리 세워 둔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와 집사람을 태우고 기분 좋게 입장했다. 직지사는 ..

창경궁 탐방

창경궁 탐방 (2022.4.30.) 오늘은 4월의 마지막 날, 내일이면 계절의 여왕인 오월에 접어든다. 산과 들은 온통 신록과 꽃향기로 가득하다. 오전에는 하늘정원에 나가 새로 핀 꽃들을 살피고 보기 좋게 위치를 이동시켰다. 오후엔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교외로 나갈까 하다가 창경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고궁도 고궁이려니와 밤 벚꽃놀이와 보트를 타던 ‘창경원’의 옛 추억이 아련히 떠올랐기 때문이다. ‘홍화문(弘化門:보물)’으로 들어가 돌다리인 ‘옥천교(보물)’를 건넜다. ‘명전문(보물)’을 들어서자 창경궁의 중심 전각인 ‘명정전(明政殿:국보)’이 높은 월대 위에 자리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각 궁궐에 남아있는 정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고 한다. ‘문정전’, ‘숭문당’과 ‘함인정’, ‘경춘전’과 ‘환경..

청평사 방문

청평사 방문 (2022.4.23.) ‘청평사’라 하면 소양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줄만 알았는데, 도로를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었다. 아범 두세 살 무렵에 배를 타고 소양호 선착장으로 들어와 절 아래 계곡에서 물놀이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쉽게 생각하고 찾아왔는데 절까지 걸어 들어가는 길이 예사가 아니었다. 음식점이 늘어선 동네 두 곳을 지나고 계곡 옆으로 난 언덕길을 따라 한참 올라야 했다. 이름난 유적이나 유물은 없었지만 설화를 바탕으로 한 절의 ‘스토리텔링’이 특별해 보였다. 당나라 공주와 관련된 설화 내용물이 계곡 입구에서부터 절까지 이어졌다. 거북바위와 구송폭포, 부도, 영지를 차례로 지나자 높은 돌계단 위에 있는 청평사가 시야에 들어왔다. 계단 위 회전문을 지나고 누각 밑으로 통과해 다..

삼악산 케이블카 탑승

삼악산 케이블카 탑승 (2022.4.23.) 춘천에 온 김에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를 타보고 청평사도 방문하기로 했다. 어느 곳으로 먼저 가는 것이 좋을까 잠시 망설여졌다. 오후가 되면 관광객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케이블카부터 먼저 타기로 했다. 의암호 동쪽에 자리한 탑승장에 도착하니 호수 주변에 아침안개가 살짝 드리워져 있었다. 개통한 지 얼마 안 되어 지역 명소로 인기를 누리는 듯 벌써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케이블카는 의암호와 ‘붕어섬’ 상공을 지나 ‘삼악산’ 상부에 있는 정차장으로 향했다. 발아래엔 붕어섬, 하류엔 의암댐, 상류 쪽에는 춘천호반의 교량과 시가지가 살짝 보였다. 아침안개로 시야가 조금 흐릿했지만 볼만은 했다. 상부정차장에 내리니 급경사 언덕 위에 설치된 ‘스카이워크전망대..

평화의 댐 탐방

평화의 댐 탐방 (2022.4.22.) 1980년대 평화의 댐을 설계할 때 설계기술자로 참여해 현장을 몇 번 오갔지만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 화천지역 명소를 구경하느라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평화의 댐으로 향했다.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산길로 접어들자 민가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승용차만 간혹 마주할 뿐이었다. 고갯마루에 간이휴게소가 있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굴뚝에 연기만 피어올랐다. 고개를 넘자 내리막길이 계속되었고 무너진 비탈면을 보수하는 작업현장도 있었다. 외길로만 이어지다가 이윽고 ‘비수구미’마을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평화의 댐에 가까웠나 보다. 작은 터널을 지나자 도로가 허공을 가로지르는 느낌이 들었다. 건너편에는 건물과 조형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차..

화천지역 명소 탐방

화천지역 명소 탐방 (2022.4.22.) 화천은 내륙 북단에 위치해 특별한 계획이 없으면 여간해 방문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회사 단체휴무의 기회를 살려 화천지역 명소를 구경하고 ‘평화의 댐’에도 들리기로 했다. 화천지역 관광 명소를 찾아나서는 여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기예보에 가랑비가 오락가락할 것으로 예상돼 우산을 챙겨 집을 나섰다. 춘천에서 화천으로 가는 호수 옆길을 지날 때는 차창 너머로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이 나타나곤 했다. 화천 경계부 북한강변에 있는 ‘동구래마을’에 들렀다. 강은 춘천댐의 영향을 받아 수면이 넓고 잔잔한 호수를 이루었다. 호숫가에는 물동이를 이고 가는 엄마와 치맛자락을 잡은 채 따라가는 개구쟁이 조각상이 서있었다. ‘샘물’이라는 작품이었다. 도자기로 만든 풍경소리..

남산 둘레길과 한옥마을

남산 둘레길과 한옥마을 (2022.4.16.) 지난 주말에 ‘양재천’과 ‘시민의 숲’ 벚꽃이 한창이었으니, 고도가 높은 남산 둘레길은 금주에도 벚꽃을 볼 수 있으리라 예상됐다. ‘회현역’에서 비탈진 골목길을 올라 남산 기슭으로 난 ‘소파로’에 합류했다. 멀리 남산 봉우리의 서쪽 편 형상과 케이블카 오가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봉우리 전체는 연둣빛으로 변했지만 그 사이사이 하얀 꽃이 활짝 핀 나무들이 보였다. ‘소파로’에서 ‘남산공원길(둘레길)’로 접어들자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오는 조용한 숲길로 변했다. 기대했던 벚꽃은 대부분 졌지만 비탈면에 핀 개나리는 아직 노란 꽃잎이 남아있었다. 언덕 위쪽 키 큰 나무 아래에 언뜻언뜻 보이는 분홍빛 진달래꽃에 정감이 갔다. 길가 공터에는 화사한 봄꽃으로 단장..

양재천과 시민의 숲 벚꽃

양재천과 시민의 숲 벚꽃 (2022.4.10.) 벚꽃에 대해서는 많이 듣고 구경해왔지만, ‘능수벚꽃’이라는 종류를 처음 접하고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제법 알려진 품종 같은데 난 여태껏 몰랐으니 말이다. ‘능수벚꽃’은 전국적으로 여러 곳에 자라고 있으며 ‘양재천’에도 있다고 했다. 요즘 서울지역 벚꽃이 한창이라는 소식을 듣고 꽃구경을 겸해 궁금증도 풀겠다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지하철 도곡역에서 걸어 양재천에 이르니 둑 마루 길과 하천 주변으로 벚꽃이 활짝 핀 모습이다. 건너편 둑에도 하얀 꽃이 반발한 채 줄지어 선 나무들은 벚나무인 듯했다. 둑길과 하천변엔 꽃구경 나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나는 무의식중에 마스크 상태를 매만지게 되었다. 어느새 나의 시선은 ‘능수벚꽃’을 찾..

원미진달래동산

원미진달래동산 (2022.4.9.) 진달래꽃은 어린 시절부터 이른 봄 야산에 핀 모습을 심심찮게 보며 자랐다. ‘참꽃’이라 부르며 싱싱한 꽃송이를 따먹기도 했다. 중학생이 되어 김소월 시(詩) ‘진달래꽃’을 배우면서 더욱 친근해졌다. 전국 어느 산등성이에나 가리지 않고 피는 꽃이라 구태여 꽃구경을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심지에 살면서부터는 진달래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해가 더 많아진 것 같다. 우연한 기회에 ‘원미진달래동산’에 진달래꽃이 불타오르듯 활짝 핀 사진을 봤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주말을 맞아 추억속의 꽃구경 겸 사진 속의 명소를 찾아 길을 나섰다. 부천 종합운동장을 지나 동산 입구에 접어들자 눈앞에 보이는 언덕 비탈면이 온통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잎이 없는 상태에 핀 꽃이라 화..

응봉산 개나리꽃 구경

응봉산 개나리꽃 구경 (2022.4.2.) 소민이가 놀러와 재롱을 부리다가 점심을 먹고 세시쯤 돌아갔다. 응봉산에 개나리꽃이 만발했다는 소식인데, 다음 주말이면 절정기가 지나버릴 것 같다. 노란 개나리꽃은 병아리와 애기를 연상시켜 더욱 가냘프고 귀엽게 여겨진다. 가지에 연둣빛 잎이 돋아나면 아름다움은 한풀 꺾여버릴 테지... 생각난 김에 길을 나서기로 했다. 지하철 3호선 금호역에 내려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산자락에 내렸다. 도로변에서 언덕으로 난 계단을 오르자 여기저기 노란 개나리꽃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챌린지 타워’ 앞에 이르니 몇 년 전 흔들다리를 건넜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걸음을 멈췄다. 다리 건너편에는 갖가지 놀이시설을 갖춘 광장이 나왔다. 동쪽 전망대에 올라서자 중랑천과 서울숲 방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