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2년) 48

창덕궁 인정전과 대조전

창덕궁 인정전과 대조전 (2022.3.19.) ‘후원’을 관람하려면 자연히 창덕궁 전각을 지나게 된다. 예약된 후원 관람시간 전후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인정전과 대조전 일대를 둘러보았다. 창덕궁은 태종 때 제2 왕궁으로 창건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모든 궁궐이 불탄 후 경복궁이 재건되지 않은 270년 동안 제1 정궁 역할을 했고, 조선 마지막 임금인 순종이 사용한 최후의 궁궐이었다고 한다. 돈화문 안으로 쭉 들어와 우측에 있는 금천교를 건너자 ‘진선문(進善門)’이 나오고 멀리 ‘숙장문(肅章門)’이 보였다. 숙장문에 이르기 전 왼쪽에 있는 ‘인정문(仁政門)’을 들어서자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仁政殿)’이 나타났다. 경복궁의 전각들은 남북방향 축을 따라 배치된데 반해, 창덕궁의 전각들은 주변 지형에 따라 ..

창덕궁 후원 탐방(2)

창덕궁 후원 탐방(2) (2022.3.19.) 애련지, 연경당, 관람지, 옥류천 부용지를 뒤로 하고 완만한 비탈길을 내려오니 왼편에 돌로 만든 출입문과 연못이 나왔다. 석문에는 ‘불로문(不老門)’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었는데 하나의 큰 돌을 깎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문을 들어서 마주한 연못은 ‘애련지(愛蓮池)’라 했는데 연꽃을 좋아한 숙종이 붙인 이름이라 했다. 연못 건너편에는 ‘애련정(愛蓮亭)’이란 자그마한 정자가 물가에 자리했다. 이곳 경치도 좋았지만 부용지 주변의 정취가 하도 뛰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평범해 보였다. 애련지 옆 산기슭 쪽에는 작은 연못과 함께 ‘연경당(演慶堂)’과 ‘선향재(善香齋)’라는 건물이 있었다. 연경당은 사대부 살림집을 본떠 사랑채와 안채로 구성되었으며, 단청이 되지 않아 궁궐..

창덕궁 후원 탐방(1)

창덕궁 후원 탐방(1) (2022.3.19.) 부용지와 부용정, 주합루, 영화당 창덕궁(昌德宮)은 몇 년 전 고등학교 동창들과 단체 관람을 한 적이 있으나, 후원은 ‘비원(秘苑)’이라 부르던 젊은 시절에 들렀을 뿐 근래엔 가보지 못했다. 지방에 있는 ‘누정(樓亭)’과 서원(書院)은 먼 곳까지 찾아 탐방하면서 가까이 있는 명승지에는 발길이 닿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생각과 예약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함께 작용했던 것 같다. 3월 들어 주말이면 하늘정원의 월동 자재를 거두어들이고 실내에서 겨울을 난 화분들을 밖에 내놓아야 한다. 바빠서 나들이가 힘들 것 같지만 실상 시내 나들이는 이때가 기회다. 봄꽃이 만발하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오면 자연히 생각이 먼 곳으로 향할 테니 말이다..

선유도 공원 탐방

선유도 공원 탐방 (2022.2.28.) 선유도(仙游島). 이름을 들으면 경치가 무척 좋을 것 같다.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미처 찾아가지 못했다. 휴무인 월요일에 가벼운 마음으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선유도 탐방에 나섰다. 당산역에서 한강공원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니 편리했다. 잔디밭 사이를 천천히 걸어 양화대교 부근에 이르자 선유교가 시야에 보이기 시작했다. 날렵하게 생긴 아치형 인도교 중앙에 이르자 상류 쪽엔 여의도와 양화대교, 하류 쪽으론 양화선착장과 성산대교가 빤히 보였다. 한강변 ‘선유도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남산 N타워, 안산, 망원정, 북한산, 하늘공원 등 강북지역 랜드 마크가 한눈에 들어왔다. 때마침 빨간 색의 보트가 하얀 물살을 가르며 양화대교 교각 사이로 거슬러 오르는 모..

양수리 북한강 옛 철교로 봄맞이 가다

양수리 북한강 옛 철교로 봄맞이 가다 (2022.2.27.) 봄이 오는 시기에 맞추어 양수리 북한강 횡단 길에 나섰다. 양수리역에서 출발해 자전거길로 변한 옛 철도교를 따라 북한강을 건너기로 했다. 북한강의 풍광과 봄소식을 보고 들으며 운길산역으로 가서 전철로 되돌아올 요량이었다. 화창한 봄 날씨지만 계절의 언저리라 그런지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호젓한 자전거길 옆 인도를 따라 걸으니 금방 철교가 나왔다. 철교가 시작되는 강변 높다란 곳엔 카페를 비롯한 휴게시설과 자전거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었다. 바닥은 자전거가 다닐 수 있도록 판재로 덮였지만 보행로 중간 중간에 강화 유리가 설치돼 강물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툭 트인 다리 위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강변 공원, 강 건너 높고 낮은 ..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 방문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 방문 (2022.2.6.) 추운 겨울 날씨로 방문객이 적을 만한 휴일을 골라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 방문에 나섰다. 작년에 두 번이나 먼 길을 찾아갔지만,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첫 방문 때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팔각정이 폐쇄되었고, 두 번째 찾았을 때는 방문차량이 너무 많아 주차장에 진입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궁리 끝에 방문하는 날짜를 나의 편의성보다 다른 사람의 불편함에 맞추어 정한 것이다. 북악스카이웨이는 대학시절에 한 번 다녀왔으니, 그간 50년가량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방문했다는 기억만 있을 뿐 그때의 인상이나 느낌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라기 보단 인상 깊은 느낌을 받지 못했던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젊은 시절이니 산수의 ..

겨울 강가에서

겨울 강가에서 (2022.2.5.) 무료한 날이면 바람을 쐬러 팔당호나 북한강, 남한강변으로 드라이브나 산책을 종종 나간다. 가다보면 자연히 수변 경관이 좋거나 편의시설이 많은 공원 위주로 들리게 된다. 오늘은 가보지 못했던 강변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보기로 했다. 양평 가는 국도변 언덕 너머에 있는 양서면 ‘아신대학교’ 부근과 ‘대심리’ 일대로 정했다. 남한강이 V자로 크게 꺾이는 강하면 쪽에서 바라봤을 때 ‘대하섬’ 건너편으로 보이는 아담한 마을이다. ‘아신대학’ 앞은 남한강 유역이지만 팔당댐의 영향을 받아 강폭이 상당히 넓었다. 강변을 따라 2차선 도로가 나있었지만 간간이 카페만 보일 뿐 호젓한 분위기였다. 넓은 억새밭이 펼쳐진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강가로 걸어 나갔다. 차고 맑은 강바람이 싸하고 코..

강원도 고성 해안

강원도 고성 해안(화진포, 백섬 해상전망대, 능파대, 천학정) (2022.1.22.) 겨울바다를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니 약간은 들뜬 기분이 들었다. 양평과 홍천을 지나 황태 덕장이 늘어선 인제 ‘용대리’에 들어서자 진부령과 미시령길이 나뉘는 삼거리가 나왔다. 한겨울이라 ‘매바위 인공폭포’는 꽁꽁 얼어 멀리서 보아도 온통 하얀 빙벽을 이루었다. 지나는 길에 얼음 구경이나 하며 잠시 쉬어갈 양으로 하천변에 다가섰다. 하천 건너 절벽아래는 응달이 져 흰 눈이 남아있었는데, 뜻밖에 울긋불긋한 텐트와 헬멧을 쓴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무슨 일인지 궁금했는데 주위엔 나 말고도 구경하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빙벽 중간 중간에 로프를 길게 드리운 채 사람들이 매달려 있고, 아래엔 팀원들이 위를 바라보며 애를 태우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