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 368

스쳐본 '2023 서리풀 페스티벌'

스쳐본 ‘2023 서리풀 페스티벌’ (2023.9.16.~17) 9월 셋째 주말 이틀 동안에 반포대로(서초역~서초3동사거리)에서는 서초구청에서 주최하는 ‘2023 서리풀 페스티벌’ 축제가 열렸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3년간 개최하지 않았으니 4년 만에 열린 셈이다. 집 가까이 행사장이 있다 보니 아침부터 하루 종일 음악과 확성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낮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도 열렸다. 소민이가 찾아온 토요일 오후에는 손을 잡고 행사장으로 나가 참여를 해 보았다. 아스팔트 도로 바닥엔 색색깔의 분필로 그린 그림들이 보이고, 길 양편으로 늘어선 천막 부스에서는 청년아트갤러리와 책문화축제 그리고 각종 체험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서초3동사거리에 메인무대가 있고, 교대입구 교차로에는 대형전광판화면..

동묘와 풍물시장 그리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동묘와 풍물시장 그리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2023.9.10.)서울에 오랫동안 살면서도 그동안 ‘동묘(東廟)’라는 곳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오후에는 동묘와 부근의 풍물시장을 둘러보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도 방문하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신당역에서 내려 황학동 벼룩시장부터 둘러보고 청계천을 건너 동묘로 향했다. 황학동에서 동묘로 가는 길 주변은 온통 중고물품과 골동품을 파는 가게와 노점들로 가득했다. 특별히 살 물건이 없어도 구경거리가 괜찮았는데, 간간이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많은 인파 속에서 마스크까지 썼더니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몰려온 듯했다. 동묘의 정식명칭은 ‘서울 동관왕묘’로 서울 동쪽에 있는 관왕묘(關王廟)라는 뜻이었다. 관왕묘는 중국 삼국시대의 유명한 장수 관우(關羽)를 모신 ..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 (2023.9.2.) 9월로 접어들자 양주 나리농원에서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말 오후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꽃구경을 가려는 마음을 꺾지는 못했다. 길을 나서자 차창너머로 펼쳐진 도봉산의 웅장한 봉우리가 한결 선명해 보인다. 벌써 하늘이 높아졌나 보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가운데 연못에는 수련이 활짝 피었다. 꽃구경은 개막되었지만, 축제는 18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고 한다. 입구를 들어서자 선홍색을 비롯해 분홍색, 주황색, 하얀색 등 색색깔의 천일홍 군락이 펼쳐졌다. 천일홍은 꽃 모양이 평범하다고 여겨왔는데, 다양한 색상이 무리지어 활짝 피어 있으니 한결 돋보였다. ‘핑크뮬리’는 철이 이른 탓에 핑크색보다 초록색이 ..

늦여름 팔당호 남쪽 호반

늦여름 팔당호 남쪽 호반 (2023.8.27.) 더위가 한결 무디어진 느낌이다. 아직 가을이 왔다고 하기엔 성급하지만 큰 변화가 생긴 것만은 틀림없다. 흐린 날씨까지 더해져 야외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오랜만에 팔당호 남쪽 호반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에 나섰다. ‘팔당전망대’ 앞 호숫가에서 건너편 ‘다산생태공원’과 멀리 ‘팔당댐’을 바라보니 가슴이 툭 트이는 느낌이다. 수초 사이를 유영하는 오리가족과 갈대밭 앞에 미동도 않고 서 있는 백로의 모습에서 여름날 오후의 한가로움이 묻어난다. 높은 전망대에 오르니 물속 수초들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시야가 양수리 너머로 넓어졌다. 호수 주변은 아직 한여름의 꿈속에 잠겨 있는 듯 온통 초록세상이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팔당물안개공원’으로 향했다. 강변 습지를 가로지르..

에어컨 없이 여름나기

에어컨 없이 여름나기 (2023.8월) 한여름에도 집에 에어컨 켜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에어컨은 한 번 켜면 계속 가동하게 되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찌뿌둥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 년이면 불볕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며칠을 빼고는 선풍기로 여름을 난다. 물론 나는 회사 근무 시간에 에어컨 아래 있지만, 집사람은 하루 종일 구경도 못한다. 올 여름도 그렇게 견디어 오다가 열대야가 심한 8월 초 금요일 저녁에 이심전심으로 에어컨을 켜려고 마음먹었다. 작심하고 에어컨을 켰지만 웬일인지 찬바람이 나오지 않았다.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점검을 받았더니 실외기가 삭아서 제대로 고치기 어렵다고 했다. 올해는 그냥 선풍기만 켜고 여름을 나야 할 모양이다. 고장 난 에어컨이라도 옆에 있으니 없는 것보다야 ..

용인 내동마을 연꽃단지를 찾아서

용인 내동마을 연꽃단지를 찾아서 (2023.8.12.) 태풍이 지나간 후 소나기라도 내릴 듯 하늘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하지만 바람이 간간이 불어오니 여름철 나들이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연꽃이 한창인 계절이라 용인 내동마을 연꽃단지를 찾아 나섰다. 처음 방문하는 지역이라 주변 사정에 어두워 멀찌감치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걸었다. 크고 푸른 잎만 무성한 연밭이 보여 실망스러웠지만, 조금 더 들어가자 하얀 백련이 듬성듬성 피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개울을 건너고 고개를 돌려 넓게 펼쳐진 연밭을 두루 살폈다. 멀리 동네 안쪽에 있는 연밭에는 제법 많은 방문객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먼발치에서 보아도 빛깔이 백련이 아니라 홍련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발걸음 가볍게 그쪽을..

두물머리 연꽃 구경과 용문사 계곡 피서

두물머리 연꽃 구경과 용문사 계곡 피서(2023.7.21.)장마 중 어제, 오늘 날씨가 맑은가 했더니 폭염경보가 내렸다는 안전 안내 문자가 날아들었다. 꽃들도 이맘때면 장마와 뙤약볕에 지치기 마련일 텐데, 연꽃은 이때를 맞아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곡식과 과일이 여름철 폭염을 거치며 여물어 가듯 다 때가 있는 모양이다. 연차 휴가라 평일 교통이 원활한 틈을 이용해 연꽃구경에 나섰다. 두물머리 교량 밑에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서 겨우 빈자리를 찾았다. 연꽃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의 뜻은 폭염 속 한낮 불볕더위에도 꺾이지 않나 보다. 예전 배다리가 있던 곳에서부터 느티나무 고목과 고인돌, 황포돛배, 물안개 쉼터를 거쳐 두물머리 나루터까지 물가를 따라 걸었다. 한강변에 길게 형성된 연밭에는 초록색 연잎 사이로 하얀..

봉선사와 광릉 탐방

봉선사와 광릉 탐방 (2023.7.16.) 봉선사(奉先寺)라는 절에 피는 연꽃이 구경할 만하다는 말을 듣고 집을 나섰다. 집을 떠난 후 내리기 시작한 가랑비가 목적지 부근에 이르자 장대비가 되었다. 음식점으로 후다닥 뛰어 들어 은근히 걱정되는 마음으로 점심부터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니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만일을 위해 우산을 챙겨 운악산 봉선사(雲嶽山 奉先寺) 일주문을 들어섰다. 절집으로 올라가는 길 왼편에 연꽃이 피기 시작한 넓은 연못이 있고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목재 데크가 있어 구경하기 편리하고 청사초롱까지 걸려 있었다. 비가 그친 직후에 방문객들이 이렇게 많을 걸 보면, 장대비가 내릴 때 주변에서 기다렸던 모양이다. 우산처럼 펼쳐진 큰 연잎사이로 분홍빛 홍..

탁족의 즐거움을 느끼며...

탁족(濯足)의 즐거움을 느끼며...(2023.7.2.)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도 되기 전인데 한낮 더위가 보통이 아니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잊는 피서법이 생각났다. 숲속의 맑은 계곡수 하면 좀 멀기는 해도 양평 용문사 계곡만한 장소가 없는 것 같다. 점심을 일찍 챙겨먹고 돗자리와 수건을 들고 집을 나섰다. 용문사 입구의 출입은 무료 개방되었지만 주변은 여전히 잘 관리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냇가를 지나 일주문을 들어서자 벌써 서늘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길옆 인공수로엔 맑은 물이 소리 내어 흐르고, 그곳에 들어가 걷는 성급한 방문객도 보였다. 아래 계곡 쪽에서는 육중하고 장쾌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옛사람들이 더위를 잊기 위해 물 좋은 시내를 찾아 발을 씻었다는 말은 일찍부터 ..

가평 자라섬 꽃 축제

가평 자라섬 꽃 축제 (2023.6.15.) 가평에 있는 ‘자라섬’ 꽃 축제가 6월 20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주말에는 관람객도 많고 도로 사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생각에 목요일 오후에 틈을 내었다. ‘남이섬’ 상류에 있는 자라섬은 몇 개의 섬으로 나뉘어지는데, 가장 아래쪽에 있는 남섬이 꽃 축제장이었다. 초입에 물가를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꽃 그네의자가 눈에 띄어, 잠시 앉았더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사피니아 꽃으로 장식된 ‘남도 가는 길’을 들어서자 섬 전체가 꽃으로 가득했다. 미니 백일홍 꽃밭을 지나 섬 서쪽으로 걸으니, 흐드러지게 핀 꽃양귀비와 보라색 유채 꽃밭이 넓게 펼쳐졌다. 꽃밭 사이엔 갖가지 조형물들이 설치되고 곳곳에 그늘막과 정자가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섬 남단에 이르니 작은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