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 368

반가사유상, 경천사 십층석탑, '스투파의 숲' 관람

반가사유상, 경천사 십층석탑, ‘스투파의 숲’ 관람 (2024.1.7.) 새해 첫 일요일에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관람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사유의 방’이 별도로 마련돼 있고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 두 점만 어둠속에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오른발을 왼쪽 무릎에 얹고 오른손을 살짝 뺨에 댄 채, 싶은 생각에 잠겨 있는 반가사유상. 입가에 잔잔히 번지는 미소를 바라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왼쪽에 놓인 상(像)은 6세기 후반에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장신구와 옷 주름 등이 화려하고 세밀하게 표현되었고, 오른쪽 상은 7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간결하고 절제된 형식을 보였다. 사유하는 조각상이라 하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우람한 체격의 사내가 오른손으로 턱을 고이고 고..

광화문 월대와 피맛골 탐방

광화문 월대와 피맛골 탐방 (2024.1.1.) 새해 첫날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 중인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을 관람하려 했는데, 1월 1일은 휴관이라 한다. 연말 연휴에 눈과 비가 번갈아 내려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으니,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나들이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박물관대신 야외 유적지인 광화문 ‘월대’와 종로의 옛 ‘피맛골’ 일대를 둘러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길엔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고, 그 중엔 외국인들도 제법 많았다. 월대(月臺)는 조선시대의 주요 건축물 앞에 지상보다 높게 조성한 공간으로 계단과 난간 등으로 구분해 놓았다. 광화문 월대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차 선로 설치와 도로 확장 등으로 훼손되었다. 이번에 복원된 유적..

겨울바다(4)를 떠나던 날(능파대와 백섬 해상전망대, 대진항 해상공원, 화진포)

겨울바다(4)를 떠나던 날(능파대와 백섬 해상전망대, 대진항 해상공원, 화진포) (2023.12.20.) 3박 4일간 겨울바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보다 아쉬운 마음이 앞서는 걸 보니 겨울바다 여행이 나름대로 괜찮았나 보다. 설악산의 설경을 뒤로하고 고성 문암항 ‘능파대’로 향했다. 능파대 한쪽은 데크 공사 중이었지만, 바위 해안으로 나가 파도가 기암괴석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능파(凌波)란 아름다운 미인의 걸음걸이를 형용한 말이란 것을 생각하면서... 추암 촛대바위 일대도 능파대였지! 송지호 해변을 거쳐 ‘백섬 해상전망대’에 들렀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었지만, 갯바위와 암초 위에 조성된 해상전망대는 겨울바다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적..

겨울바다3(정동진항, 하조대, 속초아이 대관람차)

겨울바다3(정동진항, 하조대, 속초아이 대관람차) (2023.12.19.) 해안도로를 타고 금진항과 심곡항을 지나 정동진항으로 향했다. 동해 여행을 몇 차례 경험한 덕분에 곳곳에 뿌리내린 추억들이 새로워 심심할 틈이 없었다. 썬크루즈 호텔과 리조트 아래 해변에 도착하니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란 안내판이 보였다. 몇 년 전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탐방했을 땐 ‘정동진 해돋이공원’ 아래 해안 절벽에서 심곡항으로 연결돼 있었는데, 연장이 늘어난 모양이다. 매표소 문이 닫혀 있는 걸 보니 아직 정식 개통은 하지 않았나 보다. 우린 교량 데크를 걸어서 개방된 구간만 산책했다. 바다 경치도 좋았지만, 언덕 위 독특한 모양의 호텔과 리조트 건물 그리고 해변절벽이 조화를 이루어 별천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강릉 남대천..

겨울바다2(삼척 해상케이블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

겨울바다2(삼척 해상케이블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 (2023.12.18.) 창문을 열고 겨울바다에서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맞았다. 실로 오래간만이었다. 울진을 떠나 ‘삼척 해상케이블카’를 타러 장호항을 찾았다. 여름철 그토록 붐비던 모습은 간데없고 다소 어색할 정도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왕복 티켓을 끊어 장호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용화역으로 향했다. 경치가 뛰어났던 장호항 전망대 일대는 온통 갈매기들 차지였다. 발아래 항구에는 인적이 끊기고 방파제 위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만 눈에 들어왔다. 용화역에서 내려 바위 언덕 위에 서서 기암괴석과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광경을 구경했다. 물결은 어제보다 조금 잦아들었지만 아직도 거친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었다. 암초와 연결된 높다란 해상인도교를 건너가 보고..

겨울바다(1)로 가는 길(분천역 산타마을, 봉평 신라비, 죽변항)

겨울바다(1)로 가는 길(분천역 산타마을, 봉평 신라비, 죽변항) (2023.12.17.) 일상을 벗어나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넘실거리는 겨울바다를 만나러 길을 떠났다. 중앙고속도로 영주 IC에서 국도 36호선을 갈아타고 한적한 협곡 사이를 달렸다. 울진 대변항으로 가다가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에 잠깐 들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이라 행사가 있다고 했지만, 추위가 엄습한 탓인지 방문객들이 많지 않았다. 중무장(?)을 하고 차에서 내렸지만, 얼굴과 사진을 찍느라 장갑을 벗은 오른 손가락부터 엄청 시려 왔다. 혹한 속에서도 놀이기구를 타며 마냥 즐거워하는 어린이들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 동심은 엄동설한도 녹일 수 있는 마력이 있는 모양이다. 예쁘게 몸단장을 한 ‘알파카’도 ..

대구 앞산공원 케이블카와 전망대

대구 앞산공원 케이블카와 전망대 (2023.11.19.) 마산에서 서울로 가는 도중에 고령 ‘대가야 유적지’에 들릴까 하다가 대구 앞산공원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주차장 검문소에서 무릎이 불편하다고 얘기하여 승용차를 탄 채 승강장 건물이 있는 곳까지 올랐다. 케이블카를 설치한 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난 듯 박스형의 대형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었다. 산정 승강장에서 내려 전망대로 걸어갈 때는 기온이 산록보다 낮고 바람까지 불어 모두들 종종걸음을 쳤다. 능선에서는 시야가 나뭇가지에 가려 산 아래가 잘 보이지 않았으나, ‘앞산 전망대’에 나서니 사방이 툭 트였다. 빨간 목줄을 한 노란 토끼(?) 조형물이 인기인 듯 모두들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대구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으나, 지리에 어두워 사방을 둘..

긴 시간 여행

긴 시간 여행 (2023.11.18.~19) 어머니를 뵈러 마산 가는 길에 선영에 들러 아버지, 할아버지와 할머니, 윗대 조상님께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장거리 운전이 힘들어지면서 명절이나 선친 제사 때 기차를 이용하니, 선영에 들리지 못하고 상경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엔 승용차를 이용해 산소 성묘를 하고,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드라이브를 함께 할 계획이다. 점심때가 지나 선영에 도착해 선친과 조부모님 산소에 웃자란 풀들을 정리한 후 술잔을 올리고 절을 했다. 추석 무렵에 벌초를 해 선영 주변이 깨끗해 보였다. 5대조로부터 증조부, 종조부, 종숙부 산소를 둘러본 후 합배단에서 인사드리고 삼강려(三綱閭)에도 잠시 들렀다. 마산 본가에 도착하니 창녕 여동생 내외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어머님께 문안 인사를 드..

해운대 달맞이공원과 송도 거북섬, 해상케이블카, 용궁구름다리

해운대 달맞이공원과 송도 거북섬, 해상케이블카, 용궁구름다리 (2023.11.17.~18.) 해운대 달맞이공원에서 청사포, 송정으로 이어지는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를 타기 위해 서둘러 매표소로 향했다. 금요일 오후라 방문객이 많이 몰린 듯 두세 시간 후의 탑승권을 팔고 있었다. 다른 스케줄을 고려해 아쉽지만 철로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바다 경치를 구경하기로 했다. 달맞이터널 간이역까지 산책로가 만들어졌는데, 바다를 바라보니 햇빛에 반짝이는 잔물결 건너 오륙도가 실루엣으로 시야에 들어왔다. 전망대에 오르자 오륙도에서 ‘이기대’ 공원, 광안대교, 동백섬, 해운대 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해변열차는 타지 못했지만 먼 바다를 바라보면 설레는 가슴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저녁 무렵 송도에 도착해 바다..

용문사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용문사(龍門寺) 은행나무와 단풍나무(2023.11.4.)용문사관광지는 그간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왔지만 단풍 구경을 위한 방문은 처음이다. 주말치고는 교통이 비교적 원활하다고 생각하며 진입로까지 쭉 달려왔는데, 주차장 진입에만 30분 이상 걸리는 정체가 발생했다. 주말 단풍놀이 인파가 구름같이 모여들자, 입구 음식점들은 모처럼 성시를 이루어 밝은 분위기였다. 용문산 입구 공원으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붉은색과 노란색의 다양한 조합으로 곱게 물든 단풍잎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용문사로 올라가는 계곡 초입에 우뚝 선 일주문 주변에도 가을색이 깊어 가고 있었다. 계곡을 오르는 숲길 길가에는 노을보다 더 아름다운 단풍나무들이 줄지어 방문객을 맞았다. 지난여름 물가에 피서객이 그렇게도 많더니, 오늘은 계곡에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