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19년 손주들(친손, 외손)

한여름 손주들의 모임

돌샘 2019. 8. 2. 21:34

한여름 손주들의 모임

(2019.7.27.)

오늘 오후에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장도 보고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손주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대청소를 하고 올 들어 처음으로 에어컨도 가동시켰습니다. ‘준모’는 방학이지만 점심 무렵 부모도 참가하는 친구들 모임이 있어‘지우’는 오전에 우리 집으로 왔습니다. 지우가 배낭을 메고 거실로 들어와 ‘소민’이 줄 것이라며 인형과 머리핀을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소민이가 왜 아직 안 왔는지, 언제 올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오후 3시경 도착할 것이라 알려주었지만, 빨리 왔으면 하고 기다려지는 모양입니다. 할애비와 하늘정원에서 한바탕 놀고 내려와서는 그림을 그려 냉장고 문에 붙이도록 했습니다. 세 사람을 그렸는데 자기와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했습니다. 소파에 앉아 할머니가 간식으로 주신 감자와 요구르트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날씨가 한창 더운데도 놀이터에 나가 놀자고 하였습니다. 한더위도 지우의 활동성을 억제하지 못했지만, 보수공사 중이라 놀 수 없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였습니다. 지우가 소민이를 기다리다 못해 영상통화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할머니가 연결해주자 고모와 통화를 하며 소민이 얼굴도 보고 고모부와도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소민이네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현관 밖으로 마중을 나갔더니, 소민이가 할애비 얼굴을 보고는 낯가림을 하여 울음보를 터뜨렸습니다. 지우는 소민이를 그렇게 기다려왔지만 우는 바람에 반갑게 맞이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범과 어멈 그리고 준모가 도착했습니다. 준모를 보고는 1학년 1학기 학교생활을 알차고 보람되게 잘 보냈다며 꼭 안아주었습니다. 소민이는 아빠가 장시간 다양한 방법으로 애써 달랬지만 쉽게 기분이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낯가림을 한창 할 시기에 장소도 낯설고 잠을 제대로 자지 않아 컨디션까지 좋지 않다니 어쩔 도리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 마트에 장을 보러가기로 하고 소민이는 차에서 더 달래보기로 했습니다. 집에는 준모와 새아기 그리고 내, 세 사람이 남아 ‘루미큐브’게임을 하였습니다. 막간을 이용하여 무료함도 달래고 시간을 보내기엔 ‘루미큐브’가 그만인 것 같습니다. 조손이 자리를 함께하여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려면 준모가 좋아하는 놀이를 계속 배워나가야 되겠습니다. 현관 밖이 갑자기 왁자지껄해지더니 장을 보러갔던 가족들이 돌아왔습니다. 소민이는 마트에 오가며 계속 달래어보아도 기분이 전환되지 않았나 봅니다. 어린애가 너무 오랫동안 울면 건강에 해로울 테니, 소민이네는 먼저 집에 돌아가고 다음 기회에 함께 하도록 했습니다.

 

할머니가 별미로 준비한 감자탕과 돈가스를 식탁에 올려놓고 흐뭇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지우는 돈가스가 맛있다며 좋아했고 준모는 돈가스는 물론 감자탕도 맛있다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요리한 음식을 손주들이 맛있게 잘 먹으니, 미리 준비하고 상 차릴 때는 힘들었겠지만 보람을 느끼겠지요. 저녁을 먹고 나서 준모와 내 그리고 집사람과 새아기, 네 사람은 ‘루미큐브’게임 삼매경에 빠져들었고 지우는 아빠 곁에 기대어 놀았습니다. 밤이 서서히 깊어가자 아범이 그만 집에 가자고 했지만 준모는 게임을 더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머지 세 사람도 게임을 더 하는 것이 싫지 않다보니, 준모의 청이 쉽게 받아드려졌습니다. 오늘 소민이가 낯가림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먼저 집에 돌아간 것이 아쉬웠지만, 한여름 밤에 조손이 둘러앉아 재미있는 게임을 하며 얘기를 나눈 것은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