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19년 손주들(친손, 외손)

추석 가족 모임

돌샘 2019. 9. 20. 21:54

추석 가족 모임

(2019.9.14.)

올 추석에는 편의상 추석 다음날 점심 무렵에 아들네, 딸네 가족 모두 함께 모이기로 했습니다. 소민이네가 멀리서 출발했지만 교통소통이 원활하다며 먼저 도착했습니다. 소민이는 기분이 좋은지 나에게 안겨서도 밝은 표정으로 잘 놀았습니다. 준모네 가족이 도착하여 명절인사를 받으며 준모에게 추석의 의미를 물었더니 대강의 내용을 알고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이 되더니 지식의 범위가 한결 넓어진 듯합니다. 점심은 백운호숫가에서 나들이를 겸해 별미를 먹기로 했습니다. 명절날 가족외식은 나에게 생소한 행사지만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따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요. ‘갑오징어’ 전문음식점이었는데 아래위층 모두 손님으로 가득 차 차례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음식점 옥상에서 손주들과 놀다가 연락을 받고 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어른들은 평소에 자주 먹어보지 못하는 음식이라 맛있게 먹었지만, 준모와 지우는 제맛을 느끼지 못했나 봅니다. 소민이는 엎드려 있으니 갑갑한지 노래연습(?)을 하는지 간간히 큰소리를 내기도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호숫가 산책을 할 예정이었지만 가랑비가 내리는 바람에 앞당겨 집으로 향했습니다.

 

준모는 가져온 실험재료를 펼쳐놓고 고모부의 도움을 받으며 실험을 하고, 지우는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있는 동안, 할머니는 과일을 준비했습니다. ‘전서방’이 ‘카르카손’이라는 놀이용 카드를 꺼내놓자, 준모와 새아기 그리고 나를 포함한 네 사람이 모여들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놀이라 방법을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게임을 펼쳤습니다. 카드에 그려진 그림의 길과 하천을 연결해 나가면서 길과 성, 수도원 등을 점령해 점수를 획득하는 놀이였습니다. 나는 특별한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준모는 새로 배운 게임이 재미있다며 놀이에 열중했습니다. 준모할머니는 옆에서 지켜보더니 새 게임보다 ‘루미큐브’ 게임이 더 재미있다고 하였습니다. ‘루미큐브’게임에서는 준모와 할머니가 한번 씩 우승을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축하를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 추석명절이지만 윷놀이 같은 전통 민속놀이대신 최신유행게임(?)을 펼쳤답니다.

 

거실 중앙에서 게임이 벌어지는 동안 지우는 창가에서 고모가 구연하는 동화를 들었습니다. 지우는 고모가 얘기해주는 동화내용을 듣고 있다가 잘 모르는 단어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뜻을 캐물었다고 합니다. 그러는 사이 안방에서 소민이가 칭얼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빠, 엄마가 교대로 부지런히 돌봤지만 주변 환경이 바뀌고 낮잠을 자지 못해 기분이 편치 않나 봅니다. 지우는 할머니가 슈퍼에 간다고 하자 따라 나섰고 아빠도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카르카손’게임은 한판을 진행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집중력도 필요했습니다. 나는 허리가 아플 지경이 되어 중간에 한번 쉬고 세 사람이 게임을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할머니가 슈퍼에 갔다 오면서 아이스콘과 바나나를 사와 소민이에게는 바나나를 갈아 먹이고, 다른 사람들은 콘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런데 소민이는 바나나를 먹고 나자 눈에 띄도록 기분이 좋아져 칭얼대지 않고 잘 놀았습니다. 어른이나 월령 7개월 되는 어린아이나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는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준모가 문득 “할아버지~ 저한테 책을 사주실 수 있으세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래! 책이야 얼마든지 사줄 수 있지.”하며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할 일이 있다며 일찍 집에 가야 하는 바람에 다음에 만나면 서점에 가서 책을 사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준모네 가족이 출발한 후 소민이는 조금 더 놀다가 나에게 안겨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탔는데, 가다가 곧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손주들이 떠들썩하게 놀다가 모두 떠나고 나자 허전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기다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