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겨울 다산생태공원 산책

돌샘 2019. 12. 20. 23:39

겨울 다산생태공원 산책

(2019.12.14.)

자료를 펼쳐놓고 읽어보아도 돌아서면 머릿속에서 아물거리기만 한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정신적인 중압감을 받으니 더 한 것 같다. 오후에는 잠깐이라도 야외에 나가 머리를 식혀야겠다. 다산생태공원으로 향했다. 몇 번 다녀보니 거리도 가까운 편이고, 넓은 팔당 호반에 공원이 조성되어 산책하기 좋았다. 필요하면 오가는 길에 외식도 할 수 있으니 편하기도 했다. 팔당댐 공도교를 넘어 주차장에 이르니 빈자리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나들이객들이 꽤 많은가 보다. 겨울날씨치고는 포근하여 호수는 얼지 않았고 수면엔 잔물결이 일고 있었다. 건너편 낮은 산들이 ‘데생’처럼 선과 명암으로 물속에 어른거렸다. 나뭇잎을 모두 떨구어버린 나목과 강가의 하얀 억새꽃은 윤기를 잃고 거친 모습이었다. 오후 4시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해는 벌써 서산에 걸터앉았고, 팔당호를 건너 내게로 황금빛 물결이 일어 용솟음치는 듯했다.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다산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이 조형물로 장식되어 있었다. 부근에 정약용선생 생가와 묘, 기념관과 실학박물관까지 있으니 소위 ‘타운’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호반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저녁노을이 지는 하늘과 호수를 바라보았다. 하늘가는 연홍색으로 물들었는데, 하늘 한복판엔 하얀 구름띠가 길게 드리워졌다. 비행기가 지나간 자국인가? 호수에도 연홍색 저녁노을이 지고 있었다. 마음속에 복잡하던 생각과 집착은 어스름과 함께 사라져버렸나 보다. 자연은 언제나 넉넉한 품으로 거두어주니, 마음이 편안해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