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두물머리와 두물경

돌샘 2019. 12. 28. 10:58

‘두물머리’와 ‘두물경’

(2019.12.21.)

‘세미원’으로 들어가는 ‘배다리’ 입구를 지나서 석등이 늘어선 연밭 옆 흙길을 따라 두물머리로 향했다. 지난주 다산생태공원을 산책할 때 들릴 생각이었지만, 해가 예상보다 일찍 지는 바람에 그냥 돌아가야 했다. 연꽃이 피는 계절엔 관광객이 많았지만 겨울철이라 한적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였다. 출사를 나온 사진작가들도 보이고 ‘포토존’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두물머리에는 새벽하늘에 신비롭게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절경을 이룬다.”고 했는데, 오늘같이 흐린 날 저녁안개가 피어나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수령 400년의 느티나무 노거수와 고인돌, 호수 위 오리가족들이 한가롭게 저녁을 맞고 있었다. 호수 건너편 작은 섬 하나와 멀리 어스름 속에 희미해져가는 언덕들... 황포돛배는 찾는 이 없이 돛을 내린 채, 수초 속에서 갈 길을 잃은 듯했다. 나루터에는 ‘표지석’ 두 개만 망부석처럼 우두커니 서있었다.

 

 

관광안내도를 살펴보니 두물머리 나루터는 남한강 수운의 중심지 역할을 했을 것 같고, 북한강과 남한강 물줄기가 만나는 곳은 ‘두물경’이라 불리는 곳으로 남쪽에 있었다. 합쳐진 한강물이 흘러내려 경안천을 만나며 휘감아 도는 곳에 다산생태공원이 위치했다. 현재의 물줄기는 팔당댐이 건설되고 ‘담수’된 후의 지형이라 뗏목이 오가던 시절의 물길은 지금과 자못 달랐으리라. 어스름 속에 ‘두물경’을 찾아 나섰다. 나무다리를 건너고 강변초지를 제법 걸어 들어가자 ‘두물경’이라 적힌 커다란 표지석이 나타났다. ‘남한강 북한강 하나된 두물머리 겨레의 기적이 숨쉬는 우리의 한강’이라 적혀 있었다. 두물경에 서서 아득히 바라본 팔당호반은 산과 물이 오묘하게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