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운길산에서 바라본 양수리

돌샘 2020. 1. 3. 21:41

운길산에서 바라본 양수리

(2019.12.25.)

45번 국도를 타고 운길산역을 지나자 지난여름 연꽃 구경을 왔던 ‘물의 정원’이 나타났다. 곧, 좌회전하여 강변을 벗어나 운길산을 오르는 소로로 접어들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좁은 도로 폭에 경사는 엄청 가팔랐다. 10여 년 전 한번 왔던 곳이지만 진입로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이 남아있지 않았다. 차량 몇 대가 주차된 언덕배기 길옆에 주차를 하고 쉬엄쉬엄 언덕길을 걸어 올랐다. 나뭇가지사이로 얼핏 보이는 양수리방향 풍광이 예상외로 빼어났다. 가파른 산길이 곧 끝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한참 이어졌다. 숨을 헐떡이며 산모퉁이를 두 번이나 돌아 오른 뒤에야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등산이 건강에 좋다하니 감사(?)한 마음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걸었다. 일주문과 불이문을 지나고 긴 돌계단을 올라 해탈문을 들어서자 바로 수종사 경내였다. 뜰 앞에 서서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니 ‘두물경’과 ‘다산생태공원’이 꿈결에 보는 듯 아득했다. 산을 오를 땐 힘들었지만 이렇게 좋은 풍광을 보고 있으니 잡념이 사라지는 듯했다. 최근에 두물경과 다산생태공원을 둘러봤던 터라 이곳에서 바라보는 느낌도 색달랐다. 전각 옆에는 세월의 이끼가 검게 내려앉은 팔각오층석탑(보물 제1808호)과 부도 2기가 나란히 서있었다. 안내문을 자세히 읽으며 탑의 조성 연대와 조형미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하산할 때는 계단 길을 피하기로 했다. 길가 노거수의 자태가 예사롭지 않았다. 수령 500년의 은행나무라 그런지 세월의 무게가 겹겹이 내려앉은 듯 위엄이 묻어났다. 석양이 산등성이에 걸리자 팔당호반에도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