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0년 손주들(친손, 외손)

할머니 생신 모임

돌샘 2020. 9. 18. 22:18

할머니 생신 모임

(2020.9.13.)

예년엔 할머니 생일 때 음식점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주변 공원에서 손주들과 놀다가 헤어지곤 했습니다. 올핸 사회적 여건으로 외식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으니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할머니의 아이디어로 하남에 있는 ‘파티 룸’에서 손주들과 즐겁게 놀다가 점심땐 피자랑 통닭이랑 좋아하는 음식을 사먹기로 했습니다. 한 달여 전에 생전 처음 파티 룸에 갔을 때 손주들은 물론 다들 좋아했던지라 모두들 대찬성이었습니다. 조부모는 손주들이 집에서 놀 때면 아랫집 소음을 생각해 마음껏 뛰놀게 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실컷 뛰놀게 할 수 있으니 더욱 좋았습니다. 소민이네가 가는 길에 우리를 태워 하남 목적지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소민이는 엄마와 나랑 먼저 파티 룸에 들어가고, 할머니는 아빠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사러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민이는 실내 분위기가 낯선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엄마와 함께 노래방에 들어가 노는 사이 나는 안마기에서 쉬었습니다. 출입문이 덜커덕거리더니 준모와 지우가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나타났습니다. 남매가 인사를 하고 합류하자, 음악소리가 나고 오락기에선 연신 ‘뿅! 뿅~’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곧이어 할머니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포장 쇼핑백을 들고 흐뭇한 표정으로 들어섰습니다.

 

식탁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인스턴트식품이긴 하지만 별미인 피자와 통닭으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준모가 나에게 다가와 살짝 “할아버지! 선물 가져오셨어요?”하고 물었습니다. “물론이지! 지난번에 약속한 선물은 준비해왔고, 오늘도 노래를 부르면, 너희들이 원하는 선물을 다음에 또 사주도록 하마.”했더니 싱글벙글하며 좋아했습니다. 준모가 마이크를 잡고 씩씩하게 노래를 부르자 소민이가 흥이 난 듯 손뼉을 쳤습니다. 지우도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한곡 불렀습니다. 지난번 손주들의 신청을 받아 구입해 놓았던 책(준모는 ‘내일은 발명왕 31’, 지우는 ‘프리파라 4’)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소민이에겐 엄마가 신청한 ‘낱말카드’를 선물하며, 사랑을 많이 받는 재롱둥이로 성장하라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남매는 선물을 받자 기쁜 표정으로 즉석에서 포장을 풀어 책을 펼쳐 읽어보며 좋아했습니다. 소민이도 무엇을 받는 것이 좋은 듯 선물을 받아들고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소민이에게 “노래해라!”고 하자 “랄라~” 두 마디를 하고, “놀라기~”하면 입을 크게 벌리고 위를 쳐다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강남 스타일!”하면, 두 손을 앞으로 내밀며 말 타는 흉내(?)를 내었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노래를 한곡씩 더 부르고 다음 만날 때 받고 싶은 책이름도 얘기했습니다.

 

케이크에 ‘HAPPY BIRTHDAY’라는 알파벳 초를 차례대로 꽂고 불을 켠 후에 준모와 지우를 비롯해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할머니는 노래가 끝나자 힘찬 축하박수를 받은 후에 손주 세 명과 함께 촛불을 끄며 좋아했습니다. 가족 단체사진과 조손이 함께하는 사진을 촬영했는데, 삼각대와 리모컨을 준비한 덕분에 빠진 사람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케이크를 나누어 먹고는 각자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놀이를 즐겼습니다. 어른들은 공통적으로 안마기를 좋아하는 듯 빈자리가 생길 틈이 없었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요란한 손놀림으로 게임기 레버와 버튼을 누르며 오락에 여념이 없었고, 멋진 가면을 쓴 모습도 선보였습니다. 소민이는 할머니와 아빠가 노래하는 곁에서 놀다가 오빠와 언니가 오락게임을 하는 동작을 신기한 듯 쳐다보았습니다. 남매는 오락을 하다가도 틈이 나면 선물로 받은 책을 들쳐보곤 했습니다. 오빠와 언니가 오락기에서 자리를 비우면, 소민이는 이때다 싶은 듯 레버와 버튼을 눌러보았습니다. 준모는 고모부의 도움을 받아 ‘발명왕’ 책에 부록으로 첨부된 실험까지 해보았습니다. 지우가 집에서 가져온 카드를 펼쳐놓고 놀자 소민이도 관심이 가는 듯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조부모는 ‘다트게임기’를 보면 준모와 관련된 색다른 추억이 떠올라 자연히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됩니다. 모두들 다트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두 세 사람씩 게임을 벌리는 가운데, 조부모와 준모가 함께하는 세 사람간의 게임도 두 판 연속으로 진행했습니다. 준모는 ‘파티 룸’의 각종 놀이와 오락 기구에 대한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즐기며 노는 것 같습니다. 지우는 관심대상이 주로 노래방 시설과 오락기에 한정된 듯합니다. 그 중에서도 오락기를 이용해 오빠와 2인용 게임을 벌리는 것이 가장 재미있나 봅니다. 남매가 오락게임을 재미있어 하면서도 몰입하지 않는 태도가 든든해 보입니다. 어린이들이 오락게임에 몰두하면 자칫 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소민이는 오락기를 만지며 놀다가 위에 올려져있는 가발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가발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오락기 위에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할애비가 만류를 하며 가발을 내려 건네주었습니다. 가발을 신기한 듯 만져보고는 초록색과 붉은색을 번갈아 쓰며 좋아했습니다. 오늘은 할머니 생일이라 저녁까지 먹고 놀다가 느지막하게 헤어질 계획이었지만, 내일을 생각해 저녁 무렵에 헤어지며 다음을 기약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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