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0년 손주들(친손, 외손)

손주들이랑 함께해 좋은 날

돌샘 2020. 11. 20. 21:59

손주들이랑 함께해 좋은 날

(2020.11.14.)

손주들이 오는 날입니다. 그간 얼굴을 보기는 해도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추석이후 처음인가 봅니다. 소민이네가 예상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할머니가 현관 밖으로 마중을 나갔습니다. 소민이는 할머니를 보자 ~! ~!’하며 나를 찾더라고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하고 같이 산다는 것을 아나 봅니다. 과일을 먹을 때 소민이가 포크로 과일을 찍어 곁에 있는 할머니께 드리기도 했습니다. 준모네도 곧 도착하여 준모와 지우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습니다. 남매의 손을 잡고 현관을 들어서자 집안이 가득 차는 느낌입니다. 준모는 스마트폰을 샀다며 조부모를 카톡 채팅방에 연결하고 사진을 찍느라 바빴습니다. 지우는 소민이 준다며 지갑과 연필꽂이 그리고 동화책을 챙겨와 내놓았습니다. 소민이는 준모오빠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오빠가 사진을 찍으러하자 양손을 V자로 얼굴 옆에 붙이는 포즈를 취했습니다. 처음 보는 뜻밖의 행동이었습니다. 할애비가 소민이 사진을 많이 찍어왔지만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포즈였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지난번에 할애비에게 얘기하여 주문, 배달시켜 놓은 책을 빨리 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선물할 책을 방에서 들고 나오자 손주들이 차례로 나와 상을 타듯 받았습니다. 소민이는 아직 책을 잘 모를(?) 테지만, 오빠와 언니만 무얼 받으면 서운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준비를 했습니다. 준모와 지우가 책을 받고나자 소민이는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는 듯 당당하게 나와서 받았습니다. 이젠 가족이 모이거나 행사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의젓한 일원으로 자라났나 봅니다. 준모와 지우는 그동안 책을 보고 싶어 했던 듯, 그 자리에서 포장을 풀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모처럼 모였는데 함께 놀지 않고 왜 저럴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손주들이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싫지 않았답니다. 소민이는 오빠, 언니와 놀려고 주위를 기웃거렸지만 책을 읽느라 반응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어멈이 소민이에게 책에 스티커 붙이는 방법을 가르쳐주자, 손주들 모두가 자기 책과 함께하느라 조용했습니다. 할머니집 거실이 한동안 손주들의 도서관이 된 듯했습니다.

 

준모가 인공위성 날리기를 하고 싶다 했지만, 먼저 전등갓 위에 얹혀있는 비행체를 내려야 했습니다. 할애비가 준모에게 예전에 활용해 보았던 낚싯대를 건네주었습니다. 준모가 2층 복도 난간사이로 낚싯대를 조심스럽게 움직여 비행체 내리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낚싯대로 물건을 내리는 과정이 재미있나 봅니다. 준모가 비행체 2개를 내려 몇 번 날려보고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날려주면 내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비행체를 잡을게요.”했습니다. 소민인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비행체를 바라보며 오빠 곁에서 놀다가 바닥에 놓여있던 낚싯대를 집어 들었습니다. 오빠가 전등갓에서 비행체를 내릴 때 하던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모양입니다. 지우는 2층 컴퓨터방에서 조용히 책을 읽다가 할머니의 권유로 내려와 고모에게 동화책을 읽어 달라고 했습니다. 고모가 조카의 부탁을 받고 동화를 구연하듯 실감나게 읽어주었습니다. 고모부는 준모의 책 부록에 실려 있는 실험을 도와주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애는 애를 좋아한다.”더니 소민인 어른들보다 오빠, 언니와 어울려 노는 것이 재미있나 봅니다. 준모는 예전부터 소민이에게 오빠노릇잘 하더니 오늘은 더욱 의젓하게 잘 데리고 놀았습니다. 준모는 언행이 듬직한데다 체격도 좋으니 할애비에게는 중학생처럼 늠름해 보였습니다. 지우는 아빠와 할애비 무릎에 번갈아 앉으며 어리광(?)과 애교를 부렸답니다.

 

할머니가 장보러 가서 사온 아이스크림과 콘을 나누어먹으며 밤이 깊어지기 전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대가족이 한꺼번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준모네와 소민이네가 헤어질 때 준모와 지우는 물론 소민이도 마주보며 손을 힘껏 흔들었습니다. 소민이는 아직 말문이 열리지 않았지만 오빠와 언니를 향해 혼자서 뭐라 뭐라큰소리를 하며 온몸을 흔들어대었습니다. 조부모는 손주들이랑 함께할 때가 더없이 좋고 흐뭇하답니다. 이것이 행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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