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0년 손주들(친손, 외손)

연말 가족모임

돌샘 2020. 12. 26. 10:26

연말 가족모임

(2020.12.19.)

코로나감염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안전을 고려해 집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겸한 가족모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소민이가 먼저 도착했는데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싱글벙글하는 표정입니다. ‘핑크퐁 율동체조를 보는 중에 문밖이 왁자지껄해지더니 준모와 지우가 나타났습니다. 지우는 도착하기 바쁘게 줄을 당겨 굴리는 장난감을 자랑(?)했고, 준모는 스마트 폰검색에 푹 빠졌습니다. 소민이는 지우 언니와 놀다가 준모 오빠 곁에 붙어 앉아 영상을 보았습니다. 조부모가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겠다고 하자, 손주들이 좋아하며 모여들었습니다. 준모는 촬영 화면이 흑백으로 프린트되는 사진기, 지우는 칼라폴라로이드사진기였습니다. 소민이는 오빠, 언니가 선물 받을 때 옆에서 지켜보다가 차례가 되어 앞으로 나왔습니다. 소민이 선물은 내년에 어린이집에 가면 사용할 이불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소민이는 자기 선물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오빠와 언니가 받은 선물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선물은 받을 사람의 뜻을 헤아려야 하는데... 할애비 생각이 짧았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미리 본인들의 의견을 물어 선물을 정했으니 흡족해하였습니다. 사진기 조립이 끝나자 충전을 시키고, 할머니와 아범은 마트에 장보러 출발했습니다. 남매는 선물 받은 사진기를 들고 촬영하는 폼을 잡으며 좋아했고, 소민이는 오빠, 언니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지우는 자전거를 타고 거실을 휘저으며 다니다가 스마트 폰 동영상을 보느라 조용해졌습니다. 소민이는 보료에 엎드려 언니와 함께 동영상을 보고는 게임용 블록을 만지며 놀았습니다. 준모는 2층에 올라가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듯했습니다. 거실로 내려와 종이공을 들고 오더니 할아버지! 저랑 야구해요.”하였습니다. 지우와 소민이가 2층에 머무는 동안 공을 몇 번 치도록 하고, 야구는 다음에 하자고 말했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진 후에 장보러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거실에는 저녁상이 차려졌습니다. 준모가 좋아한다는 족발이 특별 메뉴로 올랐습니다. 지우가 족발을 먹다가 살만 있는 부위보다는 껍질이 좀 있는 부위가 맛있다.”고 했습니다. 지우는 여태껏 곰국외 좋아하는 음식을 얘기하지 않았는데 의외였습니다. 소민이는 식탁의자에 앉아 작게 잘라준 족발을 맛있게 먹었답니다.

 

식후 디저트는 모두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준비됐습니다. 케이크를 상에 올려놓고 온 가족 아홉 명이 즐거운 마음으로 삥 둘러앉았습니다. 올 한 해 동안 무탈하고 건강하게 지낸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졌답니다. 촛불을 켜고 손주들이 ~”하며 불어 끄자 모두들 큰 박수를 쳤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물론이고 소민이도 촛불을 끄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촛불 끄기는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놀이인 모양입니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은 모습을 기념사진에 담았습니다. 손주들과 함께하는 영상을 프로필사진에 보관해두니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는 각자 취향에 따라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할머니를 포함한 네 사람은 거실에 앉아 루미큐브게임을 벌렸고, 나머지 가족은 2층 컴퓨터 방에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준모는 루미큐브 게임도 하고 싶고 지우가 하는 컴퓨터 게임도 하고 싶어 아래 위층을 부지런히 오르내렸습니다. 어느새 겨울밤은 깊어가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우가 문득 할아버지! 주차장에 내려갈 때 나를 안아줄 수 없어요?”했습니다. 소민이를 차에 태워주고 지우를 업어주겠다고 했더니 좋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손주들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며 골고루 배려한다.’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올해는 코로나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모두들 힘들고 어려운 한 해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가정이나 사회가 어려울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이 글을 쓰는 동안 방역기준이 더욱 강화되어 가족모임도 규제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준모야! 지우야! 소민아! 건강하게 올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희망찬 새해엔 만사가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안녕~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