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밀양 영남루, 표충사 탐방

돌샘 2021. 12. 9. 14:07

밀양 영남루, 표충사 탐방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다섯째 날-1(2021.11.4.)

낙동강의 지류인 밀양강변 언덕에 자리한 영남루를 찾았다. 누각의 규모며 걸려있는 현판과 편액들을 살펴보니 과연 영남제일루라는 명성에 잘 어울렸다. 누각 중앙 처마 밑에는 영남루(嶺南樓), 좌우에 강좌웅부(江左雄府), 교남명루(嶠南名樓)라는 큼직한 현판이 걸려있었다. 누각 내부에는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 또 다른 영남루(嶺南樓), 용금루(湧金樓), 강성여화(江城如畵)라는 큰 현판과 편액들이 여럿 걸려 있었다.

누각 아래를 바라보니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밀양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영남루 입구 쪽에 만덕문천진궁이 있어 들러 보았더니 단군을 모신 성전이었다. 누각에서 밀양강으로 내려가는 계단 중간에는 억울하게 죽은 전설의 주인공 아랑을 모신 사당 아랑각이 있었다. 누각 부근에 무봉사(舞鳳寺)란 절이 있어 잠시 들러 보았다. 절은 소박해 보였는데, 대웅전에 모신 석조여래좌상이 통일신라 후기 작품으로 보물로 지정돼 있었다.

 

표충사로 들어가는 하천변 가로수 단풍이 고왔다. 사찰 뒤 산비탈에는 온통 붉은 빛깔이 뒤덮였으니 어느덧 가을이 깊었나 보다. ‘재악산표충사(載岳山表忠寺)’라 적힌 일주문을 지나 누각을 들어서자 표충서원이 나왔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 선 서산, 사명, 기허 세 대사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사당이라고 한다. 절 안에 유교적인 서원, 사당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성보박물관에 들러 국보인 청동 은입사 향완과 보물인 삼층석탑 출토 유물들을 감상했다. 사천왕문을 들어서자 넓은 뜰에 삼층석탑 1기가 우뚝 솟았는데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보물이었다. 사찰의 중심 전각인 대광전(大光殿)의 위치와 방향을 생각하면 석탑의 위치가 잘 이해되지 않는 배치였다. 삼층석탑 주변엔 많은 분들의 소원을 적어놓은 리본이 따가운 가을햇살을 받고 있었다. 올가을엔 모든 분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편안하기를... 팔상전, 관음전, 범종각을 둘러보고 문득 고개를 드니, 산마루 암반 봉우리가 불탑을 닮은 듯 했다.

 

(영남루)

 

 

(표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