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덕수궁과 청계천 탐방

돌샘 2021. 12. 11. 11:26

덕수궁과 청계천 탐방

(2021.12.4.)

그간 덕수궁을 여러 번 찾았지만 산책을 하거나 석조전을 구경하는데 그쳤다. 오후 덕수궁에 나들이를 가 여러 전각들을 두루 살펴보았다. 정문인 대한문(大漢門)을 들어서 돌다리인 금천교를 건너자 덕수궁 전체에 대한 안내문이 보였다. 개략적인 내용을 훑어보고 중심 건물인 중화전부터 탐방했다. 중화문을 들어서자 넓은 마당 양쪽으로 품계석이 줄지어 섰고, 2단으로 축조된 월대 위에 중화전(中和殿)이 자리했다. 계단 중앙부에는 임금을 상징하는 용 문양이 정교하게 돌에 새겨져 있었다. 중화전은 경복궁이나 창덕궁의 정전에 비해 규모가 작았으나, 임금이 앉는 옥좌와 일월오봉도병풍이 펼쳐져 있고 천정도 화려하게 장식돼 있었다. 원래 중층 건물이었으나 1904년 화재로 불에 타, 단층으로 규모를 줄여 다시 세운 것이라 했다.

 

분수대 앞과 석조건물인 현대미술관, 석조전을 지나 즉조당(卽阼堂) 일원을 둘러봤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거쳐했던 전각들로 즉조당은 광해군과 인조가 왕위에 오른 곳이라 했다. ‘즉조당옆에 준명당이 나란히 있고, 앞쪽에는 단청을 입히지 않아 소박해 보이는 목조 2층집인 석어당이 있었다. 석어당은 선조가 거쳐하다 승하한 건물인데, 1904년 화재로 인해 다시 지었다고 한다. 궁궐 후원 언덕에 세워진 휴식용 건물인 정관헌은 독특한 외양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과 서양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축물로 러시아 건축가가 설계했다고 한다. 건물내부는 인조석 기둥이 설치되고 바깥쪽 베란다는 목조기둥이 설치돼 있었다. 베란다 기둥 상부와 난간이 아름다운 문양으로 장식된 이국적인 건물이었다.

 

덕홍전을 지나 함녕전(咸寧殿)으로 다가섰다. 함녕전은 고종이 거쳐하던 침전으로 1919년 이곳에서 승하했다고 한다. 덕홍전은 고위 관료와 외교 사절을 접견하던 장소로 1911년에 건립한 전통 양식의 건축물이지만 내부는 서양풍이라 했다. 문이 잠겨 내부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경사진 지형에 단차를 두어 예쁘장하게 쌓은 담장과 전돌로 아담한 아치형 문을 만들고 기와지붕을 얹은 유현문이 멋스러워 보였다. 행각과 연결된 정면 출입구를 나서자 앞쪽에 큼직한 광명문이 서있었다. 함녕전 측문 밖에는 사각형 연못이 조성돼 있었는데, 연못 가운데에는 둥근 인공섬이 만들어져 있었다.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을 표현한 듯했다.

 

덕수궁을 나와 서울광장을 거쳐 청계광장으로 갔다. 광장은 평소와 다름없었으나 청계천 물이 흐르는 수로에 ()’ 모양의 조형물이 여럿 보였다.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니 어린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방문객들이 꽤 많았다. 해마다 열리는 서울 빛초롱축제기간인 모양이다. 애니메이션 등장인물, 로봇, 사람과 동물 등 다양한 모양의 등이 수로에 설치돼 있었다. 일몰 전이라 불이 켜지지 않은 밋밋한 상태였지만, 밤이 돼 다양한 빛깔과 모양의 등불이 켜지면 좋은 구경꺼리가 될 것 같았다. 청계천변을 걸으니 하얀 백로가 물가에서 시선을 고정한 채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여럿 보였다. 초겨울이지만 날씨가 포근하니, 사람들은 청계천 산책을 즐기고 새들은 먹이를 찾나보다.

 

(덕수궁)

 

 

(청계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