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2~3세 성장기록

배고파요~ 밥 주세요!

돌샘 2022. 1. 15. 09:27

배고파요~ 밥 주세요!

(2022.1.8.)

소민이가 도착해 외투를 벗고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간 사이 선물을 챙겨 탁자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소민이는 아빠가 손을 씻겨 닦아주자 신난 듯 곧장 내게로 달려왔습니다. 선물을 보더니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내 맞은편에 섰습니다. 선물 받을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지요.

선물은 동요 사운드카드인데 네일과 귀걸이용 뷰티스티커가 첨부돼 있었습니다. 소민이는 엄마가 건전지를 넣어 사운드카드를 작동시키는 동안 스티커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어린이용 상품은 판매 전략상 어린이의 호기심을 적극 활용하는 모양입니다.

소민아! 우리 소민이 노래 잘 하는데, 노래 한 번 불러봐라~”고 했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 율동을 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노래와 율동에 흥이 묻어나는 걸 보니 마음이 내켜서 하는 모양입니다. 선물은 언제나 주고받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소민이는 전화놀이를 하다가 아이스콘얘기가 나오자 할머니가 있는 냉장고 쪽으로 바삐 갔습니다. 내 것까지 두 개를 들고 와 하나는 내게 건네줬습니다. “소민이는 감기 걸려서 찬 것 먹으면 안 되는데...”하자 이제 감기 나았어요~”하고 말했습니다. 콘에 든 아이스크림을 입가에 하얗게 묻혀가며 맛있게 먹었답니다.

소민이가 TV 밑에 있는 공을 발견했나 봅니다. 할머니가 소파 밑에 들어간 공까지 꺼내 3개를 놓아두었지요. 공을 들고 즐거운 표정으로 계단으로 가면서 나를 오라고 불렀습니다. 계단 공놀이는 으레 할애비와 함께 하는 것으로 인식하나 봅니다. 공을 계단에 힘껏 던지고는 깔깔대며 웃곤 했습니다. 공놀이가 시들해지자 자동차를 타겠다며 엄마 손을 잡고 2층에 올라갔습니다.

 

소민이가 비행접시장난감을 들고 와 내게 건네주며 날리도록 했습니다. 내가 한번 날린 후 자기가 받아 들었는데 공중으로 제법 잘 날렸습니다. 비행접시 중앙 톱니바퀴를 잘 맞추는 요령을 익혔나 봅니다. 잘 날린다며 박수를 쳐주자 기분이 좋은 듯 반복해 날렸습니다. 할머니가 터져 흩어진 장난감 팔찌 구슬을 고무줄에 꿰자, 호기심이 발동한 듯 옆에 꼭 붙어 지켜보았답니다.

소민이가 TV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갑자기 배고파요~ 밥 주세요!”했습니다. 요즘 할머니집에 오면 밥을 잘 안 먹어 애태우던 터라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습니다. 얼른 밥을 챙겨 먼저 주도록 했습니다. 소민이는 식사를 먼저 하고, 어른들이 저녁을 먹을 때는 혼자 애니메이션을 봤답니다.

 

소민인 요즘 엄마가 집에 가자고 하면 곧잘 따르는데, 주차장에 내려갈 땐 조부모에게 안기거나 손을 잡으려 하지 않습니다. 만날 때는 그렇게 반가워하고 좋아하면서... 졸음이 와서 그러는지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지 눈여겨 살펴봐야겠습니다.

소민아! 안녕~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