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2~3세 성장기록

하늘만큼~ 땅만큼~ 요!

돌샘 2022. 1. 24. 19:29

하늘만큼~ 땅만큼~ !”

(2022.1.15.)

소민이는 재밌다 수학 1,2,3’이란 책을 선물로 받아들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좋아했습니다. 소민어멈이 산수를 가르치려는 듯 각종 그림의 개수를 헤아려 숫자 스티커를 붙이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질문의 정답에 동그라미를 치고 서로 관련된 것끼리 선을 연결하는 문제도 보였습니다.

소민인 숫자 스티커를 붙이는 문제는 놀이를 겸해 재미있어 했지만, 연필로 선을 긋는 문제는 한두 번 해보더니 싫은가 봅니다. 그림 개수를 셀 때는 연필에 끼운 고무깍지로 그림을 두드려가며 하나, , ...’ 신나게 헤아렸습니다. 제법 잘 헤아렸고 알맞은 숫자 스티커를 붙이면 잘 했어요!”하는 칭찬도 받았답니다.

선을 그을 때는 연필 잡는 방법과 긋는 요령이 서투니 마음대로 그어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소민이가 선을 긋고 나면 칭찬은커녕 똑 바로 그어야지!” 또는 점선을 따라 그어야지!”하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간섭만 하고 칭찬은 하지 않으니 좋아할 리가 없지요. 결국 선 긋는 문제는 대충 넘기고 칭찬 받고 재미있는 문제만 하려고 들었답니다.

 

할머니가 주시는 을 받아들고 혼자 다 먹으리라 작정한 모양입니다. 계속 먹어도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에 이르러서야 아빠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아빠가 소민아! 할머니 할아버지 좋아해요?”하고 묻자, 큰소리로 !”하고 대답했습니다. “얼마만큼 좋아해요?”하니, 양팔을 크게 벌리며 ~ 만큼~”이라고 했습니다. “이 만큼이 얼마 만큼이에요?”하고 다시 물으니, 신나는 듯 하늘만큼~ 땅만큼~ !”하고 대답했답니다.

할머니나 할애비가 소민이에게 무슨 얘기를 건네면, “뭐라꼬?”하며 되묻듯이 말했습니다. 처음엔 소민이가 잘 못 알아들어 그러나 생각하고 다시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얘기를 나누다 보니 뭐라꼬?”를 습관적으로 반복했습니다. 요즘 친구들과 대화할 때 호기심이 당기는 말투인가 봅니다.

 

소민이와 TV 어린이용 프로를 보는 중에 식사준비가 다됐다고 알려왔습니다. “소민아! 밥 먹으러 가자.”고 했지만, 흥미 있는 내용을 보는 중인지 뜸을 들이다 일어났습니다. 내가 TV를 끄고 먼저 식탁으로 가자, 소민이가 뒤따라오며 정지를 누르면 되는데...”했습니다. 소민이가 비디오 정지기능을 이용해 식사 후에 연이어 보려 했나 봅니다. 벌써 할애비보다 한 수 위입니다.

모두들 식탁에 앉자, 할머니가 닭백숙을 그릇에 나누어 담으며 백숙에 양파와 마늘을 많이 넣었으니 몸에 좋을 거야.”라고 했습니다. 그릇에 다 담은 후 같이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소민이가 어른들을 향해 큰소리로 몸에 좋대요~”하며 일깨우듯 말했습니다. 할머니가 한 얘기를 무심코 흘려듣지 않고 귀담아 들었나 봅니다. 어린애라고 함부로 얘기했다간 낭패를 당할 것 같습니다.

 

우리 소민이 노래 부르는 것 한번 들어보자.”고 했더니 주저하지 않고 일어나 한 곡을 불렀습니다. “소민아~ 저번에 가을 길이란 노래도 잘 부르던데...”하니, ‘가을 길도 불렀습니다. 아빠가 유도한 노래도 큰소리로 부르며 율동을 했답니다. 노래와 율동을 할 때 알맞은 음악을 틀어주면 분위기가 더 살아날 것 같았습니다.

귀저기를 갈자는 아빠의 얘기에 소민이가 괜찮다고 했습니다. 아빠가 만져보더니 젖지 않았다며 소변을 보도록 화장실로 데려갔습니다. 소민이가 화장실로 가면서 다들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나는 누나야!”했습니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고종사촌 동생과 비교해 자기가 누나라고 내세우는 뜻이라 했습니다.

즐겁게 놀다보니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에 또 만나기를 기약했습니다. 조부모는 소민이가 돌아간 뒤에도 귀여운 언행을 되뇌며 웃음 지었답니다.

(동영상 마지막 편은 집에서 하늘만큼 땅만큼좋아한다고 얘기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