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22년 이야기

준모와 지우의 짧은 만남

돌샘 2022. 1. 15. 09:47

준모와 지우의 짧은 만남

(2022.1.8.)

토요일 저녁 아범이 본가에 다니러 오는 길에 준모와 지우가 동행했습니다. 새해 첫날 전화로 문안인사를 받았지만 올 들어 처음 대면하는 셈이지요. 남매는 장난기가 발동한 듯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와 나를 피해 현관 안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지우가 옆방에 들어가 무언가 찾는 걸 보니, 주된 관심사는 선물 받을 책에 있는 모양입니다. 손주들 마음 편하게 준비해 두었던 책을 얼른 들고 나와 차례로 전달했습니다. 준모는 동화책 부풀어 용기 껌이고 지우는 과학 탐험대였습니다. 남매는 선물을 받아들자 곧바로 책을 펼쳐놓고 읽느라 바빴습니다. 손주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지만, 독서야 적극 권장할 일이지요.

 

우애 좋은 남매가 의기투합한 듯 깔깔대고 몰려다니면서 장난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준모는 올봄에 초등학교 4학년이 되지만 체격이 좋으니 여럽게 보였답니다. 할머니는 준모가 윷놀이를 좋아해 설날에 함께 놀려고 사두었던 새 윷을 내놓았습니다.

준모는 윷을 보자 당장 윷놀이를 하자고 나섰지만 지우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남매간이지만 놀이에 대한 취향은 크게 다른 듯합니다. 지우를 부추겨 할머니와 같은 편을 하도록 하고, 준모는 나와 한편이 되어 남녀 대항 윷놀이를 벌렸습니다. 윷놀이의 승패는 그날의 운도 영향을 받겠지만 마음 자세가 더 중요한 듯, 남성 팀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었답니다.

 

지우는 책을 읽겠다고 해, 놀이종목을 루미큐브게임으로 바꿨습니다. 아범이 게임 멤버로 참여하고, 지우는 탁자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었습니다. 초반엔 실력의 우열이 나타나지 않아 게임이 팽팽하게 진행되었는데. 아무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아범이 루미큐브~”를 외치며 첫 승을 올렸습니다. 다크호스였나 봅니다.

지우는 책을 읽다가 심심해진 듯 게임 판 주위를 서성이며 이 사람 저 사람이 가진 블록을 공개하며 킬킬대고 웃었습니다. 은연중에 오빠 편을 드는 추세였습니다. 동생 응원 덕분인지 둘째 판은 준모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손주들이 저녁을 먹고 늦게 도착한 탓에 금방 밤이 깊었습니다. 설날에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새해 첫 만남을 마무리했답니다.

 

저녁엔 준모와 지우 남매가 찾아오고 오후엔 소민이가 다녀갔으니 손주들을 모두 만난 셈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으려 힘쓰지만, 손주들에 대한 욕심과 기대는 줄지 않고 더해만 갑니다.

 

우리 손주들! 새해엔 모두 건강하고 에티켓과 좋은 매너(예의범절)를 갖춘 멋진 청소년과 어린이로 성장하기 바란다.

안녕~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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