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22년 이야기

남매와 즐거운 만남

돌샘 2022. 1. 24. 19:53

남매와 즐거운 만남

(2022.1.23.)

준모와 지우 남매는 설 연휴에나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예상치 않았던 반가운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올 때 맛있는 아이스크림케이크를 사온 덕분에 입 호강도 했답니다. 할애비는 손주들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두었던 동화책을, 할머니는 용돈을 전했습니다. 준모에게 전달한 동화책은 행운 없는 럭키 박스’, 지우는 달토의 소원 사탕이었습니다.

준모는 내게 큰 제안이나 하듯 윷놀이와 루미큐브 게임을 하고 바둑도 두자고 했습니다. 평소 학업을 게을리 하면 손자를 만나도 게임하기가 거북할 텐데,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게끔 매사에 성실하니 효손이 따로 없지요. 준모와 놀이나 게임을 하는 것은 할애비도 원하는 일이지요.

조손이 함께 2층에 올라가 윷놀이 세트와 바둑판을 찾아왔습니다. 지우에게 윷놀이를 하자고 권했지만 책을 보겠다고 해 준모와 아범이 한 편, 조부모가 같은 편이 되어 윷놀이를 시작했습니다. 거실 한쪽엔 3대가 둘러앉아 윷놀이 판을 벌이고, 다른 쪽엔 모녀가 다정하게 앉아 동화책을 읽었답니다.

 

윷놀이를 한판 끝낸 후에는 개인승부를 다투고 박진감이 있는 루미큐브로 게임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블록의 조합을 읽으며 정신집중을 해야 하는 게임이다 보니 자연히 말 수가 줄어들고 조용해졌습니다. 새아기가 지우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소리만 낭랑하게 들려왔답니다. 게임의 승리는 한사람에게 집중되지 않고 골고루 분산 되었습니다. 실력이 막상막하인가 봅니다.

준모와 나는 장기말을 바둑판에 올려놓고 알까기 시합을 벌였습니다. ‘바둑알까기시합이 정확한 조준과 힘의 조절이 중요하다면, ‘장기말까기시합은 튕기는 힘이 더욱 중요하지요. 알이 커서 조준의 정밀성은 덜 요구되고 화끈하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재미가 있답니다. 승부는 조손이 번갈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준모가 바둑을 두자고 제안했지만 아직 바둑을 둘 상황은 아니라 생각되어 오목을 두기로 했습니다. 오늘 할머니집 거실은 준모의 게임장으로 변한 듯 다양한 놀이와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목의 수준이 단기간에 크게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준모의 실력이 지난번 보다는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조손이 오목을 몇 판 둔 후에 내가 물러나고, 새아기가 들어와 모자간에 마주앉아 실력을 겨뤘답니다.

지우가 책을 읽다 말고 배고프다고 할머니께 얘기했습니다.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왔지만 미흡했던 모양입니다. 미역국을 보더니 밥을 말아 먹겠다고 했습니다. 지우는 곰국이나 미역국을 좋아하는 터라 입맛에 맞는 듯 제법 잘 먹었습니다. 예전엔 손주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준모가 식사조절을 시작한 후론 같이 못하고 있답니다. 세월이 흐르다 보면 조손이 마주앉아 식사를 함께하는 그날이 다시 돌아오겠지요.

 

준모가 비행접시 날리기를 들고 와, 자기가 비행접시를 잡을 테니 나더러 날리라고 했습니다. 비행접시를 공중으로 힘껏 날리면 움직이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가 떨어지는 지점으로 바삐 움직였습니다. 발자국 소리가 염려스러워 비행접시가 보료나 소파 위에 떨어지도록 방향을 조절했답니다.

비행접시가 날아가는 곳을 따라 공중을 쳐다보니 천정에 매달린 전등갓 위에 얹힌 접시가 여러 개 보였습니다. 조손이 예전부터 비행접시를 날리며 재미있게 놀다가 실수로 올려 보낸 것들이지요. 겨울밤은 조손의 얘기와 행동들을 추억 속에 남기며 서서히 깊어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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