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22년 이야기

남매의 노래와 춤 공연

돌샘 2022. 4. 9. 10:25

남매의 노래와 춤 공연

(2022.4.3.)

준모와 지우 남매는 인사를 마치자 책에 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독서는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라 서둘러 책부터 나눠 주었습니다. 남매는 약속이라도 한 듯 책을 즉석에 펼쳐놓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가 주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도 책을 떼어놓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준모는 놀이에 관심을 돌렸지만, 지우는 독서에 푹 빠져버렸답니다.

지우는 지난번 약속대로 포케몬카드를 가방에 챙겨왔지만 책을 읽느라 게임은 뒷전이었습니다. 부득이 준모와 조손이 마주 앉아 카드게임을 했습니다. 게임이 끝나자 남매는 흔한남매 불꽃튀는 우리말이란 책을 서로 읽으려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답니다. 손주를 만날 때마다 책을 선물하기로 한 결정은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남매가 잠시 귓속말을 나누더니 의기투합해 노래와 춤을 보여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예상치 못한 제안에 무슨 장난을 치려고 저러나 생각하면서 사진 찍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우물쭈물하는 사이 손주들의 공연은 진행돼 버렸습니다. 다행히 새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내줘 남매의 노래와 춤 솜씨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답니다.

준모가 영어노래를 부르면 지우가 온몸을 흔들며 가수 흉내를 내는 공연이었습니다. 준모가 노래를 부르고 지우가 가수의 몸놀림을 하는 역할은 내 예상과 반대였습니다. 준모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상당히 오랜만에 봤습니다. 유치원 다니던 어린 시절에는 노래를 큰 목소리로 씩씩하게 불렀는데, 오늘은 톤을 낮추어 차분하게 불렀답니다.

지우는 마이크 대용 물건을 손에 움켜쥐고 노래에 맞추어 손과 팔, 다리 그리고 머리와 온 몸까지 격렬하게 흔들어대었습니다. 온몸을 흔들며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가수의 흉내인가 봅니다. 준모의 노래와 지우의 몸놀림 수준으로 보아 상당기간 갈고 닦은 실력인 듯합니다. 남매가 조부모 앞에서 재롱부릴 나이는 지났으니, ‘장기자랑대회를 열어 노래와 춤을 관람해야겠습니다.

 

작년 가을 수확해 놓은 꽃씨를 심으려는지 물어봤더니 준모가 따라 나섰습니다. 흙에 고랑을 파고 심을 꽃씨를 정해주면 준모가 씨를 뿌리고 흙을 덮었습니다. 준모가 꽃씨를 심다가 대뜸 할아버지 알바안 쓰실래요?”했습니다. “무슨 알바?”했더니, “할아버지! 제가 꽃씨를 심으면 만원만 안 주실래요?”했습니다. “꽃씨를 심는 건 체험학습이니 내가 도리어 돈을 받아야 하는데...”하고 지나갔습니다. 준모가 어디 요긴한 곳에 돈 쓸 일이 있는지 물어볼 걸 그랬나 봅니다.

 

준모야! 지우야! 너희들 멋진 노래와 춤 공연 정말 좋았구나. 천지에 봄기운이 가득하니 너희 남매도 건강하고 사이좋게 잘 지내기 바란다.

안녕~ 또 만나요. 우리 도련님! 우리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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