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22년 이야기

준모와 지우의 세배

돌샘 2022. 2. 12. 11:29

준모와 지우의 세배(2022)

(2022.2.2.)

부부가 멀리 귀성했다가 설날에 돌아올 예정이라 손주들 세배는 연휴 마지막 날에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소민이가 감기로 콧물이 나고 몸이 불편한 상태라 했습니다. 손주들이 모두 모여 세배를 한 후에는 함께 놀도록 마련한 자리지만 건강이 최우선이지요. 준모네 가족은 예정대로 방문하고, 소민이네는 차도를 살펴 토요일쯤 오도록 조정했답니다.

준모와 지우가 의젓한 자세로 인사를 하며 현관문을 들어섰습니다. 설날을 맞았으니 먼저 세배를 받고 덕담을 들려주기로 했습니다. 아범내외가 먼저 세배를 한 후 준모와 지우의 세배를 받기로 했습니다. 남매가 듬직하게 성장하여 아빠, 엄마가 절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답니다. 남매가 세배를 하자 자리에 앉힌 후, 조부모가 새해 손주들에게 바라는 덕담을 건넸습니다. 세뱃돈은 오빠부터 차례로 주면서 지우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점을 고려해 축하금도 함께 전달했답니다.

거실에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할머니가 마련한 기본 반찬 외는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을 선정해 배달시켰답니다. 준모가 식사 조절을 시작한 후로 오랜만에 조손이 함께 앉아 식사를 하니 마음이 흡족했습니다. 식성에 맞는 음식들이라 모두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명절에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방법이 내키지 않았지만 형편과 다수의 의견을 존중했답니다.

 

준모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할애비와 함께 놀 궁리를 하는 듯했습니다. 지우와 함께 2층에 올라가더니 윷놀이 기구와 바둑판, 바둑알과 장기짝을 챙겨왔습니다. 손주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고 즐길 수 있는 것은 할애비의 큰 행복이지요. 나무판에 장기짝을 올려놓고 튕겨내기 게임부터 벌였습니다.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장기짝을 힘껏 튕기며 상대방을 밀어붙였답니다.

명절을 맞았으니 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윷놀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할머니, 새아기, 지우가 한 편인 여성 팀과 나와 아범, 준모로 구성된 남성 팀이 성대결(?)을 펼쳤습니다. 첫판은 그간 놀이에 별 관심이 없던 지우의 대활약에 힘입어 여성 팀이 승리했습니다. 지우가 윷놀이 중에 윷과 모를 많이 던져 환호와 칭찬을 받았습니다. 칭찬을 받으며 기분이 좋아지자 놀이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듯했습니다. 두 번째 판은 준모의 열성적인 승부욕 덕분에 남성 팀이 이겼습니다. 윷놀이 두 판 모두가 손주들의 활약에 승부가 좌우됐답니다.

 

놀이 분위기가 무르익자 개인의 실력을 다투는 루미큐브게임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조부모와 준모는 정규(?) 멤버가 되고, 아범과 새아기는 비정규(?) 멤버로 참여했습니다. 지우가 놀이에 대한 관심이 적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게임을 가르쳐 주자는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새아기가 곁에 앉아 가르치는 가운데 지우가 참여하는 루미큐브게임이 시작됐습니다.

초반엔 준모와 할머니가 각각 1승씩을 올렸고, 나와 지우는 잠잠했습니다. 지우는 판이 진행될수록 룰을 익히고 실력도 향상돼 갔습니다. 듣고 이해하는 기본 능력이 있으니 게임의 요령도 잘 터득했습니다. 내가 모처럼 1승을 거두자, 준모가 다시 1승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5번째 판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지우가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답니다. 모두들 박수로 축하해 주자 지우도 기분이 좋은 듯 얼굴이 상기되었답니다.

어지간히 놀았을 즈음 아범이 집에 돌아가자고 했지만, 준모는 더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모양입니다. 할애비 마음도 비슷했겠지요. 준모가 내게 오목을 두자고 했습니다. 믿음직하게 자란 손자와 마주 앉아 오목을 두고 있으니 흐뭇한 기분에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2주 후 주말에는 준모 생일 축하모임을 갖기로 하고 헤어졌답니다.

 

준모야~

새해에도 건강하고 매너 좋은 멋진 청소년으로 잘 자라거라.

지우야~

초등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친구들과 사이좋은 어린이로 자라세요.

우리 도련님! 우리 공주님! 안녕~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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