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2~3세 성장기록

소민이의 공연 관람과 할머니댁 방문

돌샘 2022. 2. 12. 10:59

소민이의 공연 관람과 할머니댁 방문

(2022.1.30.)

소민이는 오늘 할머니집으로 출발하기 전에 <빨간 모자와 늑대>라는 공연을 관람했답니다, 빨간 모자가 나오는 공연이라 빨간 망토를 입고 공연장에 갔답니다. 공연 중간에 등장인물이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고 손도 들며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소민이가 재밌었다며 또 보러오자고 했답니다. 출연진과 함께 찍은 예쁜 사진을 첫 장에 올려놓았습니다.

 

소민이가 할머니집에 도착해 손을 씻고 나오면서 할아버지! 선물 주세요~”했습니다. 선물을 받기 전에 먼저 달라고 얘기하기는 처음인가 봅니다. 준비해 둔 어린이용 책과 함께 젤리를 주었더니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젤리까지 받으니 기분이 더욱 좋은 모양입니다. 탁자에 책과 젤리를 올려놓고 책을 보다가 젤리를 먹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답니다.

야구 놀이 장난감을 들고 나와 아빠와 야구시합(?)을 했습니다. 소민이가 야구놀이나 경기를 본 적은 없을 텐데, 예전에 준모 오빠가 야구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주의 깊게 봐두었던 모양입니다. 작은 인형 모양의 선수를 운동장 베이스에 꽂아 세우고 공을 던지거나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이 재미있나 봅니다.

 

소민이가 자동차를 타겠다며 아빠 손을 잡고 2층에 올라갔습니다. 어떻게 노는지 궁금해 가봤더니, 나를 보자 할아버지~”부르며 손을 잡고 반가워했습니다. “소민아 자동차 타고 어디 가니?”물었더니 마트에 가~”하며 대답했습니다. “마트에 가서 뭘 살 건데?”했더니 배추, 양배추 그리고 고기, ~ 오리 고기! 오리 고기 맛있어!”했습니다. 과자나 과일에 관한 얘기를 예상했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대답이 나왔답니다.

조손이 나란히 앉아 뽀로로 의사 놀이프로를 보고 있을 때 소민이가 한두 번 기침을 했습니다. 짐짓 ~ 소민이가 기침을 하는구나!”했더니, 아무 말 없이 입을 꼭 다물고 있었습니다. 지난번 같은 얘기에 기침 아니야! 재치기 했어!”라며 반론을 펼 때와 사뭇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소민이 스스로 감기 기운이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입니다.

 

조부모는 내일 먼 곳에 있는 고향으로 귀성할 예정이라, 소민이네는 집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어멈이 소민아~ 이제 집에 가자~”고 하자, “아니야! 더 놀다가 갈거야~”라며 단호한 투로 말했습니다. 평소 엄마가 집에 가자고 하면 그냥 일어나거나 TV 어린이 프로 한편만 더 보고 가겠다는 정도였는데, 예상외의 반응이었습니다. 방문 시간이 짧고 식사도 하지 않았으니 아직 집에 갈 때가 아니라 생각하나 봅니다.

소민이가 근래 주차장에 내려갈 때 내게 잘 안기지 않으려고 해, 안기지 않으면 할아버지는 집에 있겠다고 했습니다. 지난번엔 소민이의 별다른 반응이 없어 할애비는 집을 지켜야했습니다. 오늘은 어멈의 귀띔 덕분인지 소민이가 현관에서 큰소리로 할아버지! 안아주세요~”하고 거듭 요청했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외사촌 오빠, 언니와 함께 조부모에게 세배하기로 기약하며 헤어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