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22년 이야기

준모와 지우 남매의 운동과 게임

돌샘 2022. 11. 5. 14:15

준모와 지우 남매의 운동과 게임

(2022.10.29.)

준모가 농구공과 야구 글러브 가방을 든 채 앞장서고, 지우는 뒤따르며 환한 얼굴로 할머니 집을 찾았습니다. 인사와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은 후 준모에게는 내일은 발명왕36’, 지우에게는 흔한 남매 별난방 탈출2’를 선물했습니다. 남매는 흡족한 표정으로 책을 받아들고 거실 바닥이나 탁자와 소파에 앉아 독서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간식으로 홍시를 먹으면서도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습니다. 준모하고 농구를 할 예정이었지만 독서를 마칠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답니다. 지우가 동요 과수원 길을 배웠다 하여 청해 듣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준모와 지우 그리고 아범과 함께 서초중학교 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지우는 걸어가면서 할애비에게 재잘재잘 쉼 없이 귀여운 얘기를 풀어놓았습니다. 운동장에 도착하니 농구코트에는 이미 중학생들이 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소 불편했지만 교문 쪽 농구 골대에서 드리블과 슛을 했습니다. 준모가 공을 바닥에 튕기다가 슛을 날려 골인시키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지우도 하겠다며 나섰지만 골을 바스켓에 던져 넣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농구 연습이 열기를 더해갈 무렵 중학생들이 배구에 방해가 된다며 양보를 요구했습니다. 아쉽지만 우리가 늦게 도착했으니 양보를 하고 서울고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서울고등학교는 담장을 끼고 자주 지나다녔지만 운동하러 가는 일은 처음인가 봅니다. 농구코트에는 정식 구장 외에 슛 연습용 백보드가 6개나 있어 마음 놓고 슛을 날릴 수 있었습니다. 준모가 농구 연습을 하는 동안 지우는 코트 밖에 설치된 기구를 이용해 운동했습니다. 마트에 장 보러갈 시간이 되자 아범은 지우를 데리고 먼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준모가 흘린 땀을 닦을 때 이제 운동을 마치는가 생각했는데, 야구 글러브와 공을 꺼내 들며 공받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서울고 야구장은 엄청 넓어 철망이 자로 쳐진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공 던지기를 하다가 공을 놓쳤을 때 주우러 가야 하는 거리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었지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마주서서 공을 던지고 받던 중, 준모가 할애비더러 공을 공중으로 힘껏 던져주면 자기가 달려가서 잡겠다고 했습니다. 준모의 요청대로 공을 공중으로 힘껏 던지면 준모가 재빨리 낙하지점을 예측해 잡아내곤 했습니다. 준모가 부지런히 달리며 운동하는 모습을 보니 할애비는 더 멀리, 더 높게 던져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힘껏 던지는 동작을 반복하자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깨는 아파 왔지만 손자와 운동장을 누비고 다니며 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니랍니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아범, 어멈은 마트에 장보러 가고, 지우는 할머니와 남아 독서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우는 독서를 무척 좋아하다 보니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아는 것이 꽤 많고 나름의 주관도 뚜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준모, 지우 남매와 조부모가 한자리에 모이자, 의기투합해 루미큐브게임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첫째 판이 끝날 무렵 아범, 어멈이 돌아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두 번째, 세 번째 판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다리를 다치고 나서 집중력(?)이 좋아진 듯 손주들의 요구로 자리까지 바꾸었지만 혼자 승리를 독차지했답니다. 준모는 놀이를 더 하고 싶은 듯 할아버지! 우리 알까기 시합해요~”했습니다. 오랜만의 부탁이라 바둑판과 장기, 바둑알을 찾아왔습니다. 준모는 알까기시합을 신나게 하고 오목 두기에도 재미를 붙여 시간 가는 줄 몰랐답니다. 밤이 이슥하도록 놀이에 열중했지만 다음을 약속하며 헤어졌습니다.

 

준모야! 지우야! 오늘은 독서와 중, 고등학교를 오가는 운동 연습 그리고 게임을 하며 재미있게 잘 놀았구나. 너희 남매가 평소 독서와 공부를 착실히 한 덕분에 조부모를 만나면 부담 없이 놀 수 있어 좋단다. 가을은 등화가친의 계절이라 했으니 좋은 책을 읽으며 진일보하기 바란다.

안녕~ 또 만나요. 우리 도련님! 우리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