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1~2세 성장기록

귤을 까드렸어요

돌샘 2014. 2. 9. 10:31

할아버지께 귤을 까드렸어요

(2014.2.3)

오늘은 설 연휴 다음의 월요일이지만 회사에서 단체 휴무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느지막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준모하고 같이 놀려고 찾아갔습니다.

준모가 현관을 들어서는 할애비를 보고 활짝 웃으며 손을 잡고 거실로 안내하였지만 안기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귀성, 귀경 때에도 아무에게도 안기려 하지 않고

먼 길을 스스로 걸었는데 요즘은 안기는 것이 싫어졌나 봅니다.

할애비가 거실에 앉자 준모가 장식장 위 박스에 들어있는 레일 기차 블록을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준모와 함께 조립을 하여 기차를 레일 위에 올려놓으니 부셨다가 다시 조립을 하면서 한참을 놀았습니다.

다음에는 전자 오르간을 켜고 연주를 하기에 ‘준모야! 노래도 불러야지’했더니 ‘어~어~’하면서 노래하는 흉내를 내었답니다.

그러고는 부끄러운 듯 오르간을 밀어버렸습니다.

공 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준모 따라 방으로 들어가니 DVD를 직접 틀어놓고 화면을 보다가

춤추는 장면이 나오면 따라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내용이 나오면 다른 프로를 틀어달라고 하였습니다.

두 돌이 되는 날이 다가오니 준모의 언행에도 하나하나 쌓여서 많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나 봅니다.

 

오늘 준모의 점심 메뉴는 카레였는데 몇 숟가락은 잘 받아먹더니 이후로는 자꾸 뱉어 버렸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구미에 잘 맞지 않은 모양입니다.

오후에도 준모가 놀이를 주도하고 할애비는 따라가는 형식을 취하였는데

주차타워에 자동차 두 대를 올려놓고 여러 번 경주를 시켰습니다.

그리고는 볼풀에 들어가 할애비를 향하여 공을 던지기에

나도 공을 주어 준모에게 던지니 웃음소리와 공이 사방으로 흩어져 나갔습니다.

할머니가 귤을 갖다 주면서 ‘준모야! 할아버지에게 귤 까드리라.’고 했더니

그릇을 옆에 갖다놓고 껍질을 그릇에 담으면서 귤을 제법 능숙하게 잘 깠습니다.

할애비와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동영상을 보았는데 이제는 준모가 모든 것을 조작하고

본인이 보고 싶은 장면만 골라 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포~포~’하면서 포대기를 끌고 할머니에게로 다가가서

업어달라고 하였는데 업자마자 곧 깊은 잠이 들었습니다.

준모가 낮잠 잘 시간이 되었는데도 할애비와 같이 노는 재미에 잠을 꾹 참았다가 한계에 도달한 모양입니다.

시계를 보니 새아기가 퇴근을 하여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할애비도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된 모양입니다.

 

준모야! 잘 자거라.

네가 잠에서 깨어날 때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엄마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게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