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4)

영주여행

돌샘 2014. 6. 10. 21:32

딸과 함께한 영주여행

(2014.6.4)

봉화에 출장을 갈 때면 으레 영주를 들러 가는데 도로표지판에 쓰인 ‘부석사’, ‘소수서원’, ‘선비촌’이라는

안내 문구를 보면 가족과 한번 구경하러와야지 생각하였지만 기회가 좀처럼 나지 않았다.

6월 4일은 지방선거일이기에 투표를 일찍 마치고 영주 여행을 하기로 집사람과 약속을 해두었다.

마침 딸아이도 약속이 없다기에 세 사람이 동행을 하기로 하였다.

부석사는 20여 년 전에 가족 네 사람이 다녀간 적이 있었지만 소수서원은 보수공사중이라

입장을 하지 못했고 선비촌은 조성이 되지도 않은 시기였다.

영동고속도로 일부구간이 정체가 되어 부석사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되었지만 구경을 마치고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태백산 부석사’라 적힌 일주문을 지나 당간지주, 천왕문, 삼층석탑을 구경하고

안양루 밑을 지나 계단을 오르니 석등과 무량수전이 나타났다.

무량수전은 고려시대에 축조된 건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중 하나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는바,

딸아이와 한옥의 공포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부석사의 유례가 된 ‘浮石’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바위를 구경하였다.

다시 언덕길을 올라 ‘선비화’가 유명한 조사당을 둘러보고

절 앞쪽에 펼쳐진 풍광과 산세를 감상하며 천천히 입구로 내려와 점심 먹을 곳을 찾아 나섰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임금이 이름을 지어 내린 사액서원으로 유명한데

이번 여행을 통해 통일신라시대 ‘숙수사’라는 절터에 세워진 서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원은 강학영역과 제향영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강학영역에는 독서를 통한 학문의 즐거움을 의미하는 지락재(知樂齋),

성현의 길을 따라 학문을 구하는 학구재(學求齋), 날마다 새롭게 한다는 일신재(日新齋),

깨어있어 마음을 곧게 한다는 직방재(直方齋) 그리고 강학당인 명륜당(明倫堂)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선비촌은 소수서원 옆에 조성되어 있었는데 영주지방에 있던 오래된 한옥을

이전한 것으로 남산 한옥마을보다는 규모가 상당히 컸다.

선비촌의 한 한옥에서는 마침 사극을 촬영하고 있어 그 시대상을 간접적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하였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무섬마을’로 향했다.

마치 물 위에 연꽃이 떠 있는 듯한 형상의 무섬마을은 낙동강의 여러 지류 가운데 하나인

내성천이 휘돌아 흐르는 전통 물돌이 마을이다.

풍수 지리학상 길지 중의 길지로 꼽히는 이곳은 아름다운 산세와 은백색으로 반짝이는 백사장으로 유명하다.

30여년 전만해도 무섬마을에는 외나무다리가 마을과 뭍을 이어주는 유일한 길이었으나

1979년 수도교가 세워지며 외나무다리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그 후 마을 주민들에 의해 복원되어 있었다.

우리 세 사람은 넓은 백사장을 둘러보고 맑은 물길을 내려다보며 좁은 외나무다리 위에서

균형을 잡고 위태위태하게 다리를 건너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끝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고 상경 길에 올랐다.

여행을 하면서 구경한 내용도 좋았지만 오랜만에 함께한 가족여행 그 자체만으로도 보람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