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4)

귀성길 통영 추억여행

돌샘 2014. 9. 26. 17:29

귀성길 통영 추억여행

(2014.9.6)

명절 귀성을 할 때면 하루전날 오전 중에 마산 본가에 도착하기 위해서

새벽 3시 전후에 출발을 해야 했지만 올 추석은 5일 연휴가 되어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우리 부부와 딸은 의기투합하여 추석 이틀 전에 귀성하되 고속도로 정체가 심하면 본가로 직행하고

통행이 원활하면 통영에 들러 반나절 추억여행을 하고 본가에 들어가기로 하여 아침 식전에 집을 떠났다.

안성 부근에 이르니 곳곳에 정체가 발생하기 시작하여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정체가 심하지 않았고 대전을 벗어나자 도로가 뻥 뚫려 점심 무렵에 통영에 도착했다.

점심은 통영의 별미이자 서울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멸치정식을 먹었는데 멸치회는 맛이 일품이었다.

점심값은 미리 딸아이가 내겠다고 해서 ‘네가 돈을 내겠다고 하니 멸치회가 더 맛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여행이 눈만 즐거우면 반쪽짜리고 입까지 즐거워야 완전한 여행이라 한다지요.

운전은 교대하기로 하고 소주를 곁들여 입부터 즐겁게 하였다.

 

먼저 벽화로 유명한 동피랑 마을 벽화구경에 나섰다.

한 때는 재개발될 처지에 놓였던 낙후된 산비탈 마을이지만

젊은 예술가들의 노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한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활기에 넘치는 듯 했는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천사의 날개’ 앞에서는 줄을 서고 차례를 기다려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올라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한려수도의 장관을 내려다보았다.

날씨가 쾌청하여 멀리 있는 작은 섬까지 잘 보이니 이구동성으로 오늘 이곳에 정말 잘 왔다고 감탄했다.

산양일주도로 중간지점에 위치한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낙조 풍광이 뛰어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오늘 일몰시간이 오후 6시 45분경이니 시간여유가 있었다.

수륙마을에서 등대낚시 체험공원으로 이어지는 한적한 해변산책로를 걸으며 시간을 맞추기로 하였다.

 

수륙마을 주변 해변산책로에 이르니 한적한 어촌을 연상케 하는 정취가 묻어났다.

이곳저곳에서 낚시하는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 조용히 산책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산책로에 차량출입은 통제되고 자전거는 타고 들어갈 수 있었다.

집사람의 제안으로 세 사람이 옆으로 나란히 탈 수 있는 대형 자전거를 임대하여

교대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바닷바람을 가르며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길 건너편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몇 년 전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서

유사한 자전거를 탔던 기억을 떠올렸다.

한적하고 꼬불꼬불한 산양일주도로를 거쳐 달아공원에 도착하니

주차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사진작가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맑은 날씨에 뛰어난 풍광을 사진기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석양이 수평선 가까이 내려오자 낙조에 바다가 불붙은 듯 붉은 물결이 불꽃처럼 일렁이었다.

붉고 큰 해가 서서히 수평선 아래로 사라질 즈음

마음속으로 우리 가족들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는 조그만 낭만도 가져보았다.

산양일주도로를 돌아 시내로 나오니 주변이 제법 어두워졌다.

부둣가를 찾아 저녁식사로 충무김밥을 먹으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했다.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1시간 후쯤 집에 도착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벌써 오나. 오느라 고생 많다. 조심해서 오느라.’하시는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의 마음은 처지와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번 우리 세 사람의 귀성길은 마냥 즐겁기만 하였다.

무뚝뚝하고 엄한 애비로 남아있을 딸아이의 기억 속에

이번 여행이 짧았지만 함께한 즐거운 추억의 하나가 된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멸치회)

 

 

(동피랑 벽화마을)

 

 

 

 

 

 

 

 

 

 

 

 

 

 

 

 

 

 

 

 

 

 

 

 

 

 

 

 

 

 

 

 

 

 

 

 

 

 

 

 

 

 

 

 

 

 

 

 

 

 

 

 

(미륵산에서 본 한려수도)

 

 

 

 

 

 

 

 

 

 

 

 

 

 

 

 

 

 

 

 

 

 

 

 

 

 

(등대 낚시공원 산책로)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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