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4)

가을에 떠난 느림여행

돌샘 2014. 10. 25. 23:46

가을에 떠난 느림여행(건봉사, 천학정, 아바이 마을)

(2014.10.9~10)

금년 시월은 연휴가 많아서 더욱 좋다.

지난주는 3일 연휴였는데 금주는 10일 샌드위치데이에 휴무를 하니 4일 연휴가 되었다.

연휴를 집에서 빈둥대며 보내면 뭔가 손해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그간의 경험이다.

이번 연휴에는 동해안 북부지역의 자연을 감상하며 지역별미도 맛보는 한가한 느림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첫째 날)

평일 출근시간대에 집을 나서 올림픽대로를 타고 동진하여 팔당대교로 한강을 횡단하고

남한강을 따라 양평을 거쳐 홍천, 인제를 지나 진부령을 넘어 건봉사로 향했다.

홍천부근 고속도로와 합류지점에 이르자 차량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였고 관광버스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인제를 지나 미시령으로 가는 길과 진부령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대부분의 차량들은 미시령으로 향하고 진부령을 넘는 차는 거의 없었다.

단풍구경 하기에 조금 이른 시기지만 설악산과 속초방면으로 관광 가는 사람들이 많은 가 보다.

진부령 고개 길을 넘을 때는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등성에 단풍이 들었고 가로수도 제법 붉은 색을 띄었다.

건봉사는 남한의 4대 사찰중의 하나였는데 화재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대부분 소실되었고 현재는 일부만 중건된 상태라고 한다.

불이문(不二門)을 지나 개천을 따라 걷다가 능파교(홍예교, 보물 제1336호)를 건너 대웅전을 구경하였다.

다시 언덕길을 올라 적멸보궁(부처님의 진신 치아사리 봉안)과 뒤쪽에 조성된 부도를 둘러보았다.

내려오면서 범종각을 보고 절 입구에 세워진 사명대사와

만해 한용운 선사에 관련된 이야기도 읽어보고 부도밭도 둘러보았다.

금강산 건봉사 구경을 마치고 나니 점심때가 되었다.

 

막국수로 유명한 화진포 박포수가든으로 향했다.

음식점에 도착하여 건물을 보니 언젠가 한번 왔던 느낌이 들었다.

집사람과 함께 기억을 더듬어 보니 딸아이가 대학입학 하던 해

통일전망대와 화진포 등지 가족여행 때 들렀던 것으로 생각되었다.

막국수와 메밀만두, 명태식혜 그리고 소주를 시켜놓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 여유를 부리면서 식사를 했다.

화진포에서는 이승만, 김일성 별장 등은 예전에 구경했기에 그냥 지나치고

호수와 바다경치를 감상하면서 드라이브와 산책을 즐겼다.

해안절벽에 건축된 천학정과 송지호에도 들러 호숫가와 송림사이 오솔길을 산책하고는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속초로 향했다.

저녁식사를 위해 속초 물회로 유명한 ‘봉포 머구리’ 식당을 찾았다.

숙소를 정하고 식당에 도착하니 번호표를 뽑아들고 문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수효가 장난이 아니었다.

요행히 먼저 와서 기다리던 어느 여자손님이 불필요한 번호표를 하나 건네주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물회는 생선회와 성게 알, 전복 등 여러 가지 해물이 섞여 있었는데 맛은 소문난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해변의 엑스포 공원을 산책하며 야경을 구경하는 동안 밤은 깊어만 갔다.

 

(둘째 날)

아침식사를 위해 곰치국으로 유명한 옥미식당을 찾았다.

식당 외관은 허름하고 볼품이 없었는데 음식 값은 의외로 비쌌다.

할머니가 조리를 하고 할아버지가 음식을 날라다 주었는데 밑반찬은 별 없었지만

곰치국이 큰 그릇에 푸짐하게 나왔고 맛도 소문대로였다.

아침부터 포식을 하고 부근 바닷가를 산책하니 언젠가 TV에서 보았던 갯배 선착장이 눈에 띄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우리도 한번 타보기로 하였다.

양쪽 선착장에 고정된 쇠줄을 쇠꼬챙이로 번갈아 당겨서 왕복하는데 관광객들도 거들었다.

건너편은 유명한 아바이 마을이다. 선착장 교량 밑에는 벽화와 옛 전경사진,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마을입구에는 순대집들이 즐비하였다.

순대골목을 지나 해변에 이르니 간단한 조형물과 마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었다.

갯배를 타고 건너와 주문진으로 향했다.

 

주문진 어시장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예전에는 어물들이 서울보다 제법 쌌는데 요즘은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서울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강릉 성산으로 향했다.

대구 뽈찜을 포장주문하고는 대관령을 넘어 서울로 향했다.

고개 길을 반쯤 오르니 안개가 시야를 가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짙어져 정상부위에서는 한치 앞도 분간할 수가 없었다.

대관령 휴게소에 간신히 도착하여 차를 세우니 안개 속에 희미하게 많은 차량들이 보였다.

우리처럼 짙은 안개를 피해가려는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하며 실내로 들어서니 의외로 어린이들이 많았다.

양떼목장으로 가족나들이 왔다가 짙은 안개로 구경을 하지 못하고 안개가 개이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감자옹심이로 요기를 하고는 비상등을 켜고 안개 속을 서행하며 대관령을 벗어나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시야가 확 트였다.

덕평 휴게소에 들러 여러 가지 조형물과 다양하게 조성된 꽃밭을 구경하였다.

오늘 저녁에는 대구 뽈찜을 안주 삼아 소주를 한잔하면 행복한 잠에 빠져들 것 같다.

강원도 고성에서 얼핏 보았던 단풍을 남산에 올라 정중히 맞이하리라 다짐해 본다.

 

(첫째 날 사진)

 

 

 

 

 

 

 

 

 

 

 

 

 

 

 

 

 

 

 

 

 

 

 

 

 

 

 

 

 

 

 

 

 

 

 

 

 

 

 

 

 

 

 

 

 

 

 

 

 

 

 

 

 

 

 

 

 

 

 

 

 

 

 

 

 

 

 

 

(둘째 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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