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5)

춘천 공지천 산책

돌샘 2015. 5. 6. 21:51

춘천 공지천 산책

(2015.5.4)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징검다리 연휴라 춘천 공지천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저녁에는 춘천 닭갈비를 먹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상봉역으로 가서 춘천행 전철을 갈아탔다.

남춘천역에서 내려 공지천으로 가는 버스노선을 물으니 걸어가도 된다고 한다.

36년 전 시외버스를 타고 춘천에 놀러와 공지천 주변에서 데이트를 할 때는

택시로 모셨(?)는데 오늘은 두 사람 모두 택시 탈 생각은 하지 않았다.

긴 교량위로 전철이 지나고 아래에 조성된 풍물시장을 따라 걸으니

곧 공지천이 나타나고 멀리 이디오피아 집 건물이 보였다.

공지천을 횡단하는 도로교 옆에는 아기자기한 조명등이 설치된 인도교가 있고

중간에는 황금 물고기상이 설치되어 있었다. 예전엔 그 자리에 정자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공지천변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의암호와 합류되는 지점까지

산책을 하고 돌아와 이디오피아 집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커피전문점이지만 나는 3백 원짜리 인스턴트커피나 비싼 원두커피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에

생맥주를 한잔 시켰더니 집사람도 커피는 식후라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며 맥주를 주문했다.

커피전문점에서 술꾼부부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종업원 중에 흑인 아가씨가 한 사람 있었는데 이디오피아 사람인지 궁금했지만

실례가 될까봐 결국 물어보지 못했다.

주위를 돌아보니 젊은이와 중년남녀가 반쯤 되는 것 같다.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과 추억을 더듬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은 모양이다.

건너편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니 라이브 음악이 들려오는데 마음에 와 닿았다.

연주와 노래실력이 좋은지 맥주 한잔의 효과가 나타난 탓인지 모르겠다.

저녁 무렵이 되어 슬슬 닭갈비 전문집을 찾아 나섰다.

여러 식당 가운데 손님이 많은 집으로 들어갔다.

잘 모를 때는 경험칙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

손님이 자꾸 들어오더니 빈자리가 없어졌다.

닭갈비는 계륵(鷄肋)이라 하여 버리기는 아까우나 그다지 쓸모가 없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춘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다.

공기 맑고 경치 좋은 곳에서 산책도 하고 배도 불렀으니 이제는 집에 돌아갈 일만 남았다.

역으로 가는 길에 교량너머 뜬 둥근달이 우리를 보고 빙그레 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