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5)

백운호수 나들이

돌샘 2015. 8. 19. 22:45

백운호수 나들이

(2015.8.15)

평소에는 별 느끼지 못했지만 여름에 바다로 피서가기에는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나이인 것 같다.

시원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씻는 탁족지유(濯足之遊)가 제격이리라.

며칠 전부터 서울근교의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보았다.

어제 딸아이가 관악산 계곡에 다녀왔는데 가뭄으로 물이 말랐더라고 했다.

그렇다면 시원한 호수를 바라보며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대안이 될 것 같다.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보니 집사람과 딸아이 모두 민물매운탕을 먹어 본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집에서 가까운 의왕 백운호수에 가기로 했다.

우면산 터널을 지나 과천~의왕 도로를 타니 금방 백운호수에 도착했다.

호수 변 숲길을 따라 한 바퀴 드라이브를 하고 음식점에 들어서니 제법 손님들이 많았다.

창가에 자리를 잡아 앉으니 바로 아래 물이 찰랑거리고 물속에는 큼직한 잉어가 유영하는 모습이 보였다.

호수 저편에는 노를 저으며 보트를 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가족이 물가에서 함께 보트를 탔던 날이 아마득하게만 느껴졌다.

푸짐하게 차려나오는 매운탕을 보고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현실에 얽매인 마음의 끈을 조금 풀어놓는 데는 소주만한 것이 없으리라.

수제비를 추가로 넣어 식사를 마치고 나니 해는 지고 주변이 어둑어둑해졌다.

호수 제방을 찾아 천천히 산책을 하니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더위를 식히려는 관광객과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산책을 마치고 주변 카페에 들어가 가벼운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카페에서는 딸아이가 산다고 하니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올 여름에는 광복절 저녁 무렵 백운 호숫가에서 매운탕을 먹으며 피서했다.

가족이 함께한 피서라 더욱 좋았다.

한여름이 물러가니 가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