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일상사/어머님

어머님 구순

돌샘 2015. 5. 31. 10:51

어머님 구순 

(2015.5.23)

올해 우리 어머님은 구순이 되신다.

타국으로 객지로 멀리 떨어져 사는 육남매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편리한

연휴 첫째 날 저녁에 조촐한 생신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미국에 사시는 큰형님내외분은 행사를 위해 며칠 전에 귀국하셨다.

친인척들과 이웃 분들도 초청하고 잔치를 해야 할 기쁜 일이지만

어머님이 간곡하게 만류하시어 직계가족만 모이도록 계획하였다.

어머님 생신에 대한 예(禮)도 갖추고 간단한 여흥이라도 즐기려면 음식점은 제약이 많아 출장뷔페를 이용하였다.

6남매 부부와 손자, 손녀가 순서대로 만수무강을 축원하며 절을 올리고 술을 권해드리니 어머님께서 덕담을 해주셨다.

생신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고 축하노래를 부른 후에는 식사를 하며 반주를 곁들였다.

우리 6남매는 같은 부모 밑에 태어나 자라도 성격이나 취향은 각양각색이지만

애주가의 기본자질(?)을 갖춘 점에서는 모두가 닮았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반주를 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니

자연스레 노래도 부르고 노모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춤도 선보였다.

어머님도 자식들의 청에 못 이겨 노래를 부르셨는데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았다.

어머님 생전에 우리 6남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이렇게 한자리에 마주 앉을 수 있는 날이 언제 다시 오려나?

아쉬운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둘째 형님과 막내 동생 가족들은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고 그 외는 어머님을 모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시아버님이 8형제인 큰 가문 종가에 시집오셔서 사대봉제사하며 효부라는 칭찬을 듣도록

시부모님과 집안 어른들을 극진히 모시며 6남매를 키우셨으니

구십 평생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신 시절이 거의 없으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여 정작 본인은 자식들로부터 제대로 효도를 받지 못하는 세태가 되어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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