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5)

서울 성곽길(혜화문~흥인지문)

돌샘 2015. 11. 3. 21:18

서울 성곽길(혜화문~흥인지문)

(2015.11.1)

어제 오후와 오늘 오전은 실내에서 월동할 화분들 목욕(?)시키느라 분주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한 가지 일에만 집착하면 싫증이 나는 법.

오후에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산책하기로 했다.

서울 성곽길 중에서 접근이 쉽고 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있는

혜화문에서 흥인지문(동대문)까지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한성대역에서 내리니 곧 혜화문이 나타났다.

문루에 올라가 구경을 하고 차도를 건너 목재데크를 따라 올라가니 성곽길로 연결되었다.

성곽 안쪽에 심겨진 큰 나무들은 가지를 길게 드리우고 잎은 곱게 단풍이 들었다.

성곽이 여러 시대에 걸쳐 축조되었고 최근에 복원된 관계로 성을 쌓은 돌의 모양과 색깔이 다양했다.

군사적 방어 목적의 성이라 바깥쪽은 높고 안쪽은 낮게 축조되어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성이 바깥쪽으로 기울어지는 조짐이 있는가 보다.

성벽 아래 설치된 계측기구가 눈에 띄었다.

언덕 정상부쯤에서 성곽 안쪽으로 들어가니 아담한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연인들 그리고 노인들도 눈에 띄었다.

언덕아래를 굽어보니 대학로가 펼쳐져 있고 멀리 북쪽으로는 북악산이 서울을 감싸 안고 있었다.

성벽 안쪽을 걸어 내려가니 동대문과 이화동 벽화마을 갈림길이 나왔다.

오늘은 성곽길 산책을 나왔으니 동대문 쪽으로 향했다.

이대 동대문 병원과 주변 마을이 헐리고 동대문 성곽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35년 전 가을. 이대병원에서 태어난 아들을 안고 흐뭇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던 때가 엊그제 일처럼 눈앞에 선했다.

네 살배기 손자와 올해 태어난 손녀를 두었으니 세월이 꽤 흘렀나 보다.

손자와 손녀가 보고 싶어졌다.

지금쯤 저녁을 먹고 있을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