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5)

겨울 용문사

돌샘 2016. 1. 2. 21:11

겨울 용문사

(2015.12.26)

3일 연휴 중 어제는 유리 출입문과 창문에 보온 시트를 붙이는 일로 소일했고

내일부터는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우면산이나 서리풀 공원으로 나가 바람이나 쐴까했는데 집사람이 용문사에 가자고했다.

용문사라면 일주문에서 절까지 오르는 소나무 숲길과 계곡도 좋지만

아랫동네 진흙구이 약 오리찜이 유명하다.

나 역시 대찬성이지만 밤에 집으로 돌아올 때 운전을 할 수 있겠느냐고 확인을 했다.

좋은 음식이 있으면 술 한 잔을 곁들여야 제격이고 음주운전을 할 수는 없으니...

팔당대교를 건너고 양수리를 지나 용문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의외로 주차된 차량들이 많았다.

포근한 날씨지만 겨울인데 부부와 연인, 가족끼리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일주문을 지나 절로 올라가는 중간에 계곡을 건너는 출렁다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곳을 여러 번 찾았지만 근년에는 오지 않았으니 그간 변화가 있었나보다.

사천왕문을 들어서자 수령이 오래된 거대한 은행나무가 시야에 들어왔다.

불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절집보다 이 은행나무가 더 잘 알려져 있겠지요.

대웅전으로 다가서니 바람결에 청아한 풍경소리가 들려왔다.

속세의 모든 근심, 걱정과 집착을 내려놓으라는 뜻인 모양이다.

내려올 때는 출렁다리를 건너 오솔길을 걸었는데

큰 바위를 비집고 기어코 뿌리를 내린 고목이 눈길을 끌었다.

음식점에 도착하여 주문한 오리찜이 나오고

농주를 시켜 상위에 올려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는 듯했다.

겨울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나목이 되어 쓸쓸해 보였지만

아랫마을엔 농주가 있고 따뜻한 정이 있어 겨울밤이 외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