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3~4세 성장기록

즐거운 설날

돌샘 2016. 2. 13. 17:38


즐거운 설날

(2016.2.7~8)

설 전날 오후 마산에 도착해 모두들 반갑게 맞이하는 가운데 증조할머님께 문안인사를 올렸습니다.

준모는 낯선 얼굴들이 많으니 처음에는 할애비 곁으로 와 턴닝 메카드를 가지고 놀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준모야! 노래 한번 불러보아라.”고 했더니 스스럼없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한곡 더 부르라는 청을 하자 “하부도 불러야지.”하였습니다.

손자의 재롱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할애비가 노래를 부르자 준모가 다시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번에는 준모가 종고모에게도 노래를 부르라고 하였습니다.

종고모들도 어린 조카의 제안에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내가 노래 부를게 고모는 춤춰!”하며 노래를 부르자 종고모들이 춤을 추며 온 집안이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재미나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지우를 소파에 올리고

“준모야! 지우도 춤추게 소파에 올라가서 춤 추 봐라”고 하였습니다.

준모가 소파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춤을 추자 지우도 소리를 지르고 온 몸을 우쭐거리며 춤을 추었습니다.

섣달그믐날 저녁 증조할머니 댁에는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답니다.

준모가 특유의 붙임성을 발휘하며 종고모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신나게 놀았습니다.

 

모두들 즐겁게 노는 것을 보고 작은 할아버지가 케이크와 음료수를 사왔습니다.

준모에게 촛불을 처음에는 아홉 개, 두 번째는 다섯 개를 꽂도록 하였더니 직접 헤아려서 정확하게 꽂았습니다.

촛불을 아홉 개 켰을 때는 증조할머니와 같이 끄고 다시 다섯 개 켰을 때는 혼자 껐습니다.

저녁 무렵에는 증조할머님께 숫자 1에서 10까지와 ‘준모’, ‘지우’의 이름 쓰는 것을 보여드려 칭찬을 많이 받았답니다.

준모가 총기가 있고 똑똑하다며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씀하시고 좋아하셨습니다.

케이크를 나누어 먹고는 종고모들을 따라다니며 같이 놀았습니다.

어느 정도 친밀해지자 준모가 고모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시키는 대로 하도록 유도하며 놀았습니다.

고모들이 같이 놀다가 지쳤는데도 준모가 계속 놀자고 하니 체력이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렀답니다.

고모들과 놀면서 바둑판에 바둑알을 올려놓고 튕겨내는 놀이도 배워

다음날 할애비더러 바둑알 튕겨내기 놀이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 때도 아빠 엄마 곁에 가지 않고 고모와 할머니 사이에 자겠다고 하였습니다.


준모는 설날 아침에 설빔을 차려입고 증조할머님부터 차례로 세배를 올렸습니다.

여러분들로부터 세뱃돈을 받고 좋아했지요.

이제 준모는 혼자서도 세배를 할 수 있으니 마지막에는 아범 어멈이 세배를 받도록 해야 하는데

내가 깜박하는 바람에 챙겨주지 못해 못내 아쉽습니다.

차례 상에 제수를 진설할 때는 준모도 나서서 가벼운 그릇을 조심하며 정성스럽게 날랐습니다.

차례를 지낼 때는 조상님께 삼가 절을 올렸습니다.

차례를 마치고 철상을 할 때 “준모야! 무엇이 먹고 싶니?

먹고 싶을 것 이야기하면 하부가 줄께”라고 했더니 문어를 가리켰습니다.

할애비는 과일이나 과자 중에서 고를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뜻밖이었습니다.

아침상을 차릴 때도 준모는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음식을 날랐습니다.

우리 손자 참~ 부지런하고 싹싹합니다.

할애비는 다칠 위험이 있는 물건을 들지 않도록 지켜보며 행복해했습니다.

증조할머니와 내 곁에 앉아 큰 음식은 잘라 달라며 맛있게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할 때 정말 문어를 좋아하듯 많이 먹었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종고모들이 울산으로 떠날 때는 준모가 많이 서운해 하였습니다.

함께 놀면서 정이 많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준모가 “하부 집에는 고모가 한 명 있고, 증조할머니 집에는 고모가 두 명 있다.”고 했습니다.

증조할머니 댁에 와서 종고모를 두 명 만났으니 그런 셈이지요.

 

준모야! 증조할머님 댁에 오니 모든 사람들이 반가워하고 고모들이 재미나게 잘 놀아주어서 좋았니?

새해 복 많이 받고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거라.

모두들 너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니 할애비도 기쁘기 그지없단다.

안녕~ 우리 도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