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8)

거제도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돌샘 2018. 12. 14. 22:05

거제도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2018.11.23.)

문중 묘사(墓祀) 관련 일로 토요일에는 본가로 가야 한다. 거리를 감안할 때 승용차로 점심 무렵에 도착하자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체력을 감안하여 형편이 되면 금요일에 귀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회사 일을 사전에 조치하고 평소 출근 시간대에 집을 나서 거제도로 행했다. 마산 본가에는 오늘 중에만 도착하면 되니 겸사겸사 남쪽바다 구경을 하기로 했다. 대전과 진주, 통영을 거쳐 거제도에 들어설 때는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운전 중 차창너머 파란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자 다 왔다는 안도감이 생겼다. ‘신선대’ 부근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안내 표시를 따라 바닷가로 내려갔다. 유난히 넓은 갯바위가 펑퍼짐하게 펼쳐져 있고 한쪽엔 둥근 암반 봉우리가 솟아있었다. 햇볕에 반짝이는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와 건너편 바위섬들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지형이 바다 쪽으로 돌출된 곳이라 이곳 바닷가에는 신선대, 반대쪽에는 바람의 언덕이 있었다. 신선대 구경을 마치고 언덕길을 올라 반대편 바닷가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동백나무 숲 사이로 난 목재 덱을 따라 내려가니 아치형 나뭇가지 사이에 빨간 풍차가 보이기 시작했다. 관광지 이름이 ‘바람의 언덕’이니 풍차가 바람을 상징하나 보다. 바닷가 경치를 내려다보며 풍차와 목재 전망대를 거쳐 둥근 잔디밭으로 걸어갔다. 짙푸른 바다 건너 저편 멀리에는 외도(보타니아)와 유람선이 시야에 들어왔다. 길을 떠나 해금강 부두 쪽으로 가는 언덕에 이르자 간이 주차장과 ‘신선대 전망대’가 나왔다. 언덕 위에서 신선대와 다도해를 바라보니 과연 신선이 놀만한 곳임을 느낄 수 있었다. 멀리 까만 섬들과 반짝이는 물결이 바둑판 위의 바둑알처럼 점점이 떠있었다. 언덕을 넘어 해금강 선착장에 차를 세우고 우제봉 안내도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나뭇가지 사이로 남쪽바다를 바라보니 해금강이 손에 잡힐 듯 빤히 얼굴을 내밀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경치를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하는 사이 ‘학동흑진주몽돌해변’에 다다랐다. 끝도 없이 넓고 긴 해변이 온통 검은 몽돌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물결이 밀려왔다가 되돌아갈 때면 ‘사그락사그락’ 몽돌이 주고받는 이야기소리가 들려왔다. 보길도의 ‘공룡알 해변’이 생각났다. 그곳 몽돌은 말 그대로 공룡 알처럼 제법 크고 검은 색과 밝은 색이 섞여 있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경치가 괜찮은 바닷가에 차를 세우니 그곳 해안도 온통 검은 몽돌 천지였다. 이 부근 바닷가는 자연환경(암석, 지형, 파도 등)이 모래보다는 몽돌이 생성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나보다. 아직 다섯 시도 되지 않았는데 스멀스멀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알게 된 ‘매미성’을 구경하려면 서둘러야했다. 매미성은 태풍 매미호가 덮쳐 왔을 때 경작지 피해를 입었던 시민이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쌓아올린 보호벽(성벽)이라 한다. 어두컴컴해질 무렵 바닷가에 있는 성으로 내려가니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이 보였다. 서둘러 사진을 몇 장 찍고 나자, 멀리 보이는 어촌 집들에 하나둘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바닷가 바위 위에 쌓아놓은 성의 규모가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시민이 자력으로 쌓았다는 점이 감탄스러웠다. 바다 저편 나지막한 섬 위로 둥근 달이 떠오르고 멀리 거가대교에도 조명이 켜져 점점 밝게 빛났다. 그곳을 떠날 때는 주위가 제법 어두워졌지만 그때도 성을 찾는 가족이 보였다. 어머님께 우리의 도착을 알리는 전화를 드렸더니 전화기 가득 밝은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해금강과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매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