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8)

진부령을 넘고 한계령을 넘다(첫째 날)

돌샘 2018. 12. 28. 21:51

진부령을 넘고 한계령을 넘다(첫째 날)

(2018.12.23)

연말이 되면 자연히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많아진다. 머릿속을 맴도는 '추억여행'은 그만하고 '길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목적지를 정하기보다는 진부령을 넘어 동해로 나가고 한계령을 넘어 돌아오는 코스만 정했다. 6번 국도에서 44번 국도로 갈아타고 쉼 없이 달려 진부령과 미시령 길이 나누어지는 삼거리에 차를 세웠다. 매바위 인공폭포가 빤히 고개를 내밀었다. 폭포수가 꽁꽁 얼어 하얀 빙벽을 이루고 있었다. 맞은편 광장에는 ‘용대 전망대’, 언덕 위에는 ‘백골병단 전적비’가 서있었다. 진부령을 넘어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북쪽으로 길을 재촉했다. 군부대에 신고를 마치고 비무장지대 도로를 달려 DMZ 박물관에 들렀다. 실내 전시물들을 둘러보고 건물 밖으로 나와 동해 쪽을 바라보니 시야가 정말 맑았다. 하늘과 바다는 같은 푸른 빛깔이면서도 완연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다시 북쪽으로 길을 달려 막다른 곳, 통일전망대에 도착했다. 낡은 ‘통일전망대’ 건물은 옛 그대로였지만 준공을 앞둔 ‘고성 통일전망 타워’가 위용을 자랑했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북녘 ‘해금강’이 선명하게 바라보이고 금강산도 제법 또렷했다. 해금강 중에서 바다 쪽 바위섬은 흰색을 띠고 있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북녘땅 금강산을 관광하던 때가 생각났다. 벌써 세월이 20년 가까이 흘렀나보다. ‘6.25전쟁체험전시관’을 둘러보고 남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진항 해상공원에 잠시 들러 등대와 방파제 그리고 해상 덱이 어우러진 바다 구경을 했다. 화진포, 송지호를 지나 속초 아래쪽 외옹치항에 이르니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롯데리조트가 있는 언덕에 올라 대포항과 외옹치항의 저녁 풍경을 바라보았다.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대포항은 재개발이 이루어져 몰라보게 변해있었다. 세상은 나만 빼고(?) 다 변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