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네/신혼생활

딸네 집 방문

돌샘 2018. 12. 14. 22:40

딸네 집 방문

(2018.11.25~26)

묘사(墓祀)를 모시고 선영(先塋)에 들렀다가 작은 형님가족과 작별인사를 하고 딸네 집으로 향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가 완공되어 교통이 한결 편리해졌지만 해거름이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작년 추석 때 처음 들렀으니 일 년이 조금 넘었나 보다. 마중 나온 딸과 사위를 만나 기쁜 마음으로 집에 들어갔다. 창 너머 아파트 정원과 어린이 놀이터가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였다. 자연히 곁에 앉은 딸아이한테 시선이 갔다. 내년 2월이 산월이라더니 배가 제법 부른 것 같았다. 내 마음 한구석엔 아직 어린아이로 남아있는데 세월은 벌써 한 세대가 흘러갔나보다. 저녁은 사위와 의논하여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해물탕집에 예약을 해놓았다고 했다. 식사전후에는 이곳의 명승지를 구경시켜 줄 계획을 세워놓은 모양이다. 먼저 음식점으로 가는 방향에 있는 함월루(含月樓)에 들러 잠깐 구경하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비탈진 공원 숲길을 따라 제법 걸어 올라가야 했다. 언덕마루에 널찍하게 지어진 누각에 오르자 울산대교를 비롯한 야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함월'이라면 달을 품었다는 뜻일 텐데 달 대신 가로등을 품은 경치도 뛰어났다. 야경을 보며 달밤의 정취도 느낄 수 있었지만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따뜻한 곳이 생각나고 시장기가 느껴져 예약한 음식점으로 향했다. 식당을 들어서자 여러 개의 수족관을 가득 채운 갖가지 조개가 눈에 띄었다. 바닷가를 자주 다니지만 해물탕을 먹어본 지는 꽤 오래된 것 같다. 점심을 설친데다 맛있는 안주가 있으니 반주를 곁들여가며 포식을 했다. 저녁을 먹고는 태화강 강변과 십리대숲 주변을 산책했다. 은하수길은 어두컴컴하여 길을 잘못 찾았나 생각하고 주변사람에게 길을 물었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같이 작고 희미한 조명을 대나무 숲에 비추니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작은 점들로 구성된 조명은 은하수의 이름 없는 뭇별을 형상화한 모양이다. 대나무 숲과 강변을 거닐며 기념사진도 찍고 모처럼 강가에서의 여유로움을 즐겼다.

 

이틀간 거제도 여행과 묘사 일로 피곤했던지 지난밤에는 딸네 집인데도 깊은 잠이 들었나보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위의 밝은 얼굴을 마주하며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천천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딸과 작별인사를 나누고는 상경 길에 올랐다. 문득, 예전에 빨리 시집가라며 구박하던 일들이 생각났다. 썩 좋은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 또한 옳은 애비 노릇은 아니리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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